“희망 노래하며 건강의 꽃 피워갔던 시간, 이제 모두와 나누려 합니다”
“희망 노래하며 건강의 꽃 피워갔던 시간, 이제 모두와 나누려 합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08.08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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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신간] 긴 인생, 이 정도 시련쯤이야
류광현 지음/서울문화사/286쪽/1만4800원.

몸과 마음이 힘들 때는 누구나 안 좋은 생각만 한다. 그런데 여기 스스로 생각을 바꿔 부정에서 긍정으로, 그 한 끝 차이를 멋지게 넘은 이가 있다.

저자 류광현 씨는 지난해 겨울 시베리아를 여행하던 중 묵고 있던 통나무호텔에서 큰 화재를 맞닥뜨렸다. 당시 2층 창문에서 뛰어내려 척추뼈 여섯 개와 두 다리가 모두 부러지고 말았다. 낯선 땅에서의 예상치 못한 큰 부상. 하지만 그는 하반신 마비가 아님에, 손이라도 움직일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매일같이 희망을 노래했다.

‘긴 인생, 이 정도 시련쯤이야’는 사고 후 그가 두 다리로 다시 걷기까지의 시간이 절절하게 녹아 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긴 병원 생활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자신을 너무도 아끼고 사랑한 그는 매일같이 거울을 보고 미소 짓고, ‘잘하고 있다’고 자신을 칭찬하는 등 꽃에 물을 주듯 스스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제는 부정을 긍정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바꿨던 그 시간들을 세상 모든 이들과 공유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다시금 건강해지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위기의 상황에서 불평만 하며 스트레스로 병을 쌓기보다는 오히려 건강의 꽃이 피고 있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는 류광현 씨. 여름철 불쾌지수마저 낮출 만큼 시원한 미소를 지닌 그를 만나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류광현 씨는 “누구나 인생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을 만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건 각자 생각하고 행동하기 나름”이라며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손을 잡고 또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류광현 씨는 “누구나 인생에서 크고 작은 사고들을 만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건 각자 생각하고 행동하기 나름”이라며 “이제는 나의 이야기를 통해 몸과 마음이 힘든 사람들의 손을 잡고 또다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출간되기 전에도 SNS에 재활과정을 꾸준히 올렸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일단 어릴 때부터 나 자신을 많이 아끼고 사랑하자는 신조를 갖고 있었다. 몸이 불편한 환자라고 해서 내 얼굴이 찡그려지고 축 처져 있는 건 싫었다.

그래서 매일 웃는 얼굴로 셀카도 찍어서 올리고 치료도 잘 받고 있다고 하루에 한 번은 꼭 나 자신을 칭찬했다. 그 과정을 자연스레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많은 분이 응원과 격려의 댓글로 소통의 문을 열어주셔서 더욱 활력을 얻었다.

-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스스로에게 어떤 식으로 동기를 부여했나.

어릴 적부터 워낙 나를 소중히 여겼기에 남과 비교하지 않고 현재 내 상황에 집중했다. 척추와 다리는 부러졌지만 앞을 볼 수 있고 손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에 감사했다.

그래서 ‘눈과 손을 활용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라고 결심했다. 특히 사고 전 출간했던 자기계발서 ‘청춘, 판에 박힌 틀을 깨다’를 다시금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또 하루 5시간씩 영어공부도 열심히 했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걸 스스로 찾아 바쁘게 움직이니 통증을 느낄 틈이 없었고 자연스레 마음도 더 단단해졌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오히려 멍하니 있었으면 회색빛 가득한 병원 천장만 바라보며 아픔에만 귀를 바짝 기울였을 것이다.

- 책 본문 가운데 ‘좋은 환자를 만나면 그 사람이 자연스레 명의가 된다’는 의사의 말이 참 인상 깊었다. 의사-환자의 관계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달라졌나.

의사와 환자는 마치 연인 관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환자가 의사의 지시에 잘 따라오고 전적으로 당신을 믿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 의사는 하나라도 더 좋은 치료책을 제시하려고 한다. 의사는 늘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입장이라는 걸 알았기에 나는 일부러 “오늘 기분 좋아 보이시네요~” 하면서 거꾸로 의사들의 얘기를 들어주려 노력했다. 무거운 주제만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얘기들이 곁들여지니 서로 간의 신뢰가 더욱 두터워졌고 회복도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 재활에 힘쓰고 계신 환자 분들께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선 거울을 보면서 환하게 웃는 연습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잘하고 있다’고 하루에 한 번은 자신을 칭찬해주자. 또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을 살펴볼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지금 내 삶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 것인지 깨달을 수 있다. 나만 해도 지난해엔 가방도 못 멨는데 이제 이렇게 가방도 멜 수 있다. 아직 뛰진 못해도 두 다리로 걸을 수 있고 계단도 조심스레 내려갈 수 있게 됐다. 굳이 남과 비교하지 말고 조금씩 발전해가는 내 모습에 집중하고 감사하면 아픔의 고개도 거뜬히 넘을 수 있다.

- 외부 강연도 종종 하고 계시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요청이 오는 강의는 감사한 마음으로 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나처럼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가 건강을 되찾은 분들 또는 사업에 실패했다 재기하신 분들의 얘기를 듣고 하나씩 이야기로 엮어볼 생각이다. 예전에는 잘되는 사람이 더 잘되게 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몸과 마음이 힘든 이들이 다시금 우뚝 설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일을 하고 싶다. 내가 희망을 말하면서 아픈 나날들을 이겨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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