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5년 새 30% 증가…허리디스크와 차이는?
‘척추관협착증’ 5년 새 30% 증가…허리디스크와 차이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0.16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척추는 노화가 빨리 진행되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대비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척추는 우리 몸의 대들보다. 외부의 크고 작은 충격을 다 감당하면서도 평생 체중을 지탱하기 때문에 매우 빨리 노화된다. 빠르면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부터 노화가 시작된다고 알려졌는데 처음에는 단순 요통에 그치지만 중년이 되면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같은 다양한 척추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인구 고령화로 척추질환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척추관협착증의 증가세가 심상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환자는 최근 5년 새 30%나 늘었다(2014년 128만3861명→2018년 164만9222명).

이에 반해 허리디스크환자는 같은 기간 약 4% 증가했다. 물론 허리디스크환자는 지난해 197만8525명으로 척추관협착증환자보다 많았지만 지금 추세라면 앞으로 5년 안에 척추관협착증환자가 허리디스크환자를 앞지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질환의 양대산맥이라 불리지만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허리디스크와 구분되는 척추관협착증 특징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최근 5년 새 척추관협착증환자가 허리디스크환자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자생한방병원).

환자의 60% 이상이 고령층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충격을 완화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해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허리디스크는 잘못된 자세, 무리한 스포츠활동 등으로 젊은층에서도 흔한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환자의 6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척추의 퇴행으로 나이가 들면 후종인대와 후관절 같은 척추관의 구조물들이 비정상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허리 숙이면 ‘덜’ 아파

일단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들은 허리에서 모두 가지를 쳐서 나오기 때문에 허리에 통증이 있으면 엉치뼈, 다리, 발가락까지도 저리다. 따라서 허리에 통증이 있는 두 질환 모두 요통과 더불어 엉덩이, 다리, 발가락이 저릴 수 있다.

하지만 통증양상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이 심한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누워서 다리를 들어 올릴 때는 괜찮지만 일어나서 걷기 시작하면 엉덩이와 다리에 통증이 심하다.

특히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한 허리디스크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은 앉거나 허리를 구부릴 때 통증이 사라진다. 이때 좁아진 척추관이 잠시나마 넓어지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척추관의 모습과 협착된 척추관(오른쪽). 이렇게 척추관이 좁아지면 신경을 압박해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사진=자생한방병원).

신체부담 적은 한방치료도 삶의 질↑

두 질환 모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수술 없이도 치료 가능하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주 환자층이 수술 위험부담이 큰 고령층인 만큼 비수술치료를 권하는데 최근에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외에도 한방치료의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하인혁 소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대표적인 노인성질환으로 완치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아무래도 노인들은 신체에 부담이 적은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한방치료의 근골격계 통증완화 및 기능제한 회복 등의 효과가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한방통합치료(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을 병행)를 실시하고 있는 한의사 117명을 대상으로 ‘요추 척추관협착증 치료 설문연구’를 시행한 결과 한방통합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50% 이하로 감소하기까지 약 8주가 소요됐으며 80% 이하로 줄어드는 데는 약 16주가 걸렸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서울대 약대 연구팀이 약침액인 신바로2(SHINBARO2)를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쥐에게 투여한 결과 쥐의 염증과 통증이 완화됐으며 보행능력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인혁 소장은 ”한방치료는 척추관협착증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신체부담을 줄이면서도 통증과 보행장애를 해소할 수 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삶의 질이 중요해진 데다 노인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한방치료는 분명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사일에 종사하는 어르신들은 평소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척추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허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를 숙지하고 하루에 무리하게 작업하지 않는 것이 좋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농사일에 종사하는 어르신들은 평소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척추질환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허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세를 숙지하고 하루에 무리하게 작업하지 않는 것이 좋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자세 주의하고 허리운동 틈틈이!

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개선도 당연히 필요하다. 특히 농사일을 하는 고령층은 허리를 자주 구부렸다 폈다 해 척추질환이 악화되기 쉽다.

목동힘찬병원 윤기성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하루 작업량을 조절하고 무거운 농작물을 한 번에 옮기기보다 여러 명이 같이 나누거나 조금씩 옮겨야한다“며 ”또 바닥에 있는 농작물을 들 때는 바로 들지 말고 다리를 굽혀 앉아서 들어 올려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평소 허리근력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척추건강의 원동력이 된다. 단 고령층은 이미 척추가 많이 약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무리한 근력운동보다는 걷기 같은 부담없는 운동을 추천한다. 걷기운동은 허리에 부담이 적으면서도 전신운동효과까지 있다. 단 부상예방을 위해 걷기 전에는 허리를 좌우로 돌리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준다.

척추건강을 빠르게 악화시키는 흡연은 무조건 피하고 체중이 늘면 척추부담이 더 커지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과 식사조절로 체중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