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풀리면 그만? 숙취 계속되면 ‘간(肝)’ 망가진다
속 풀리면 그만? 숙취 계속되면 ‘간(肝)’ 망가진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9.12.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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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간 건강 지키는 음주요령
숙취는 미처 분해되지 못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장기간 지속되면 간경변증 같은 심각한 간질환으로까지 악화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슬슬 연말모임이 많아지는 때다. 분위기상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시게 되지만 건강을 생각해 요령있게 마실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남성은 소주 5잔, 여성은 3잔 이상 마시면 간 손상이 시작된다고 한다. 알코올은 간세포에 지방을 축적시키고 알코올의 대사산물은 간세포를 손상시킨다. 간은 본래 재생이 잘 되고 보상능력이 좋은 장기지만 과음하면 손상된 간세포가 재생될 시간 없이 계속 손상돼 결국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숙취, 왜 생기는 걸까

음주 후에는 숙취 때문에 늘 후회하게 된다. 숙취는 간에서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대사물질 때문에 발생한다.

아세트알데히드는 ALDH효소(아세트알데히드분해효소)를 통해 2차 분해과정을 거치는데 과음하면 분해능력에 과부하가 생겨 미처 분해를 끝내지 못한 독성이 강한 아세트알데히드가 체내에 그대로 쌓여 메스꺼움, 두통, 심장박동수 증가 등을 일으킨다.

특히 술을 조금만 마셔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들은 ALDH효소가 부족하다는 의미로 알코올 분해능력이 떨어진다. 이들은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해야하며 다른 사람도 이러한 사람에게는 술을 권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숙취 쌓이면 심각한 건강문제 유발

보통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속이 풀렸다고들 얘기하지만 숙취는 단기간 끝날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축적돼 몸에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

고대구로병원 간센터 김지훈 교수는 “숙취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신경계, 면역계, 소화계, 내분비계 등 모든 내장기관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B형·C형간염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거나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과음하면 증상이 악화돼 간경변증으로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경변증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간에 손상과 염증이 지속돼 결국 간세포가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간경화증은 간이 딱딱해진 정도에 따라 복수, 정맥류, 간성혼수 등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간경변증은 과당이 많은 식음료나 인스턴트식품, 고지방식품 등을 주로 섭취해 간에 지방이 축적돼도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술과 거리가 먼 사람도 안심해선 안 된다.

연말 술자리는 피하기 어렵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음주량과 음주방법 등을 스스로 조절해야한다.

■주기적인 간 검사로 예방 나서야

▲속이 더부룩하고 복부팽만감이 들거나 ▲갑자기 술이 약해지고 술 깨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이유없이 체중이 감소하거나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거나 ▲대변이 흰색이고 소변색이 진한 갈색을 띠는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간의 이상을 의심해야한다.

하지만 간은 심각하게 손상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침묵의 장기로 잘 알려졌다. 따라서 주기적인 간 검사를 통해 미리 조치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GC녹십자의료재단 최리화 전문의는 “간 섬유화 진행정도는 혈액검사(M2BPGi, 정상적으로 혈액 내 존재하는 M2BP라는 단백질이 간 섬유화가 진행될수록 M2BPGi로 변함)로 파악할 수 있는데 특히 간염바이러스보유자 등 간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사람은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더 심각한 간질환으로 번지는 것을 예방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천천히 물과 함께, 1주에 3회 이상은 NO!

손상된 간세포가 회복되려면 최소 3일은 걸리기 때문에 일단 음주는 일주일에 3회 이상 하지 말아야한다. 또 술은 천천히 마시되 이때 충분한 물을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음주 시 수분 섭취는 체내 알코올농도를 낮춰 간 세포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음주 전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김지훈 교수는 “공복 음주는 혈중알코올농도를 빨리 높인다”며 “안주 역시 맵고 기름진 음식 대신 치즈, 두부, 생선 같은 고단백음식이나 채소나 과일, 조개류 등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키고 간의 피로해소에 좋은 타우린성분이 든 음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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