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 어릴 때 안 잡으면 왜 위험할까?
근시, 어릴 때 안 잡으면 왜 위험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1.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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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시는 성장기인 5~15세에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눈 건강을 지키려면 다양한 안과질환을 부르는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로 진행되기 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흔히 눈이 얼마나 좋고 나쁜지 얘기할 때 대수롭지 않게 ‘나는 근시래’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근시는 그저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만한 가벼운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안과 전문의들이 강조하는 것은 어릴 때 발생하는 근시의 관리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근시란 단순한 굴절이상이 아니라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길어지는 질환으로 성장이 계속 진행되는 어릴 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정기적인 안과검진을 통해 근시 발생여부를 점검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관리를 해야한다. 관리시기를 놓쳐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너무 길어지면 다양한 안과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근시환자 총 120만6397명 중 10대 환자가 44만7608명으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전체의 약 37.1%). 10대 이하 어린이 환자는 25만115명(20.7%)으로 뒤를 이었다.

■방치하면 안구길이 정상보다 너무 길어져

우리가 사물을 보면 그 상이 망막에 맺히게 된다. 이때 상을 제대로 맺게 하려고 수정체에 있는 모양체라는 근육이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수정체를 조절한다.

그런데 사물의 상이 망막에 선명하게 맺히지 못하고 망막보다 앞쪽에 맺히는 굴절이상이 발생하면 가까이 있는 건 잘 보이는데 멀리 있는 건 잘 안 보이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근시’다.

근시는 굴절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일반적인 근시는 보통 –6D(디옵터, 렌즈의 굴절력을 나타내는 단위) 이내의 도수를 나타내며 –6D 이상은 고도근시, -9D 이상은 초고도근시로 이 두 경우는 치료가 필요한 병적근시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근시는 성장이 이뤄지는 어릴 때 발생하기 때문에 아이의 근시 정도를 파악하고 알맞은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누네안과병원 이지혜 원장은 “어릴 때 발생한 근시가 위험한 것은 아직 성장이 멈추지 않은 상태라 안구의 길이가 계속 정상치보다 길어진다는 것”이라며 “치료시기를 놓치면 고도근시나 초고도근시로 발전(눈의 전후 길이가 평균 30mm 이상으로 길어짐), 망막이 얇아지고 시신경이 당겨지면서 망막열공, 망막박리, 녹내장, 근시성 황반변성 등 다양한 중증 안질환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도근시로 진행되면 안구길이가 정상을 벗어나 평균 30mm 이상으로 길어지면서 안구에 다양한 변화를 일으킨다(사진=누네안과병원).

■근시가 부르는 다양한 안과질환

▲망막박리=망막박리는 안구 내벽에 잘 붙어있어야 할 망막이 벽지 떨어지듯 들뜨게 되는 것을 말한다. 어떤 원인으로 인해 망막 한 부분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이 발생하면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 방치 시 안구가 위축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김재휘 교수(안과전문의)는 “망막박리는 보통 망막열공으로 인해 눈 속에 까만 점이 많이 떠다니거나 검은 선들이 보이는 비문증이 나타난다”며 “환자에 따라 눈을 움직일 때마다 빛이 번쩍거리는 광시증을 동반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시야의 일부분이 흐리게 가려 보이거나 갑자기 한쪽 눈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반나절이 지나도 전혀 회복의 기미가 없다면 망막박리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녹내장=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져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안과질환이다. 근시가 심하면 망막과 시신경이 약해져 발생확률이 높아진다.

무엇보다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는 데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해 조기발견이 관건이다. 시신경의 손상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안저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일찍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막아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  

▲근시성 황반변성=황반은 망막 중심부로 여러 가지 중요한 시세포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황반변성은 바로 이 황반부위의 신경세포들이 변성을 일으켜 이상조직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최문정 교수(안과전문의)는 “황반변성은 크게 근시성 황반변성과 나이 관련 황반변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근시성 황반변성은 성장이 멈춰야 할 안구가 지나치게 성장해 황반부의 신경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점점 약해져 변성되는 것”이라며 “다행히 노화로 인해 황반부에 질병이 생기는 나이 관련 황반변성과 달리 비교적 치료 예후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가까이 보는 습관은 눈의 피로도를 높여 근시 진행 위험을 높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바른 근시 예방 및 관리법

우선 근시를 예방하려면 책이나 스마트폰, TV 등을 너무 가까이서 보지 않게 해야한다. 아이들의 눈은 아직 성장 중이라 말랑말랑한 상태여서 작은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TV나 컴퓨터는 하루 최대 2회, 시간도 20~30분 이내로 제한하고 스마트폰은 10~15분 이내로 짧게 나눠서 사용한다. 어쩔 수 없이 근거리작업을 장시간 해야한다면 50분 한 후 10분 정도는 일부러 먼 곳을 바라보며 휴식하고 최소 1~2시간 정도는 야외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정기검진도 중요하다. 아무 이상이 없더라도 성장기에는 급격한 시력변화가 발생할 수 있어 최소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아이의 눈 건강을 점검해야한다. 특히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자주 깜빡인다면 근시를 의심하고 보다 빨리 진찰받아보는 것이 좋다.

아이가 근시여서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받았다면 의사의 처방을 잘 따라야한다.

근시가 발생해 시력저하가 생긴 경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로 교정할 수 있다. 특히 안경을 너무 어릴 때부터 쓰면 오히려 눈이 더 나빠진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누네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계효정 원장은 “근시는 안경 착용과 상관없이 안구 성장에 따라 안구가 길어지면서 점점 진행하는 것으로 안경은 망막에 상이 선명하게 맺히도록 도와주는 기구일 뿐 안경 자체가 시력을 좋아지거나 나빠지게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은 두꺼운 안경이 불편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콘택트렌즈는 주변의 수분을 흡수하는 특성이 있어 장기간 착용 시 오히려 각막에 상처를 내기 쉽다. 부모가 착용시간과 보관법 등을 정확히 숙지하고 아이가 콘택트렌즈를 잘 관리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한다.

최근에는 드림렌즈로 근시 진행을 막는 예방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드림렌즈는 각막의 중심부위를 편평하게 눌러 근시를 교정하는 렌즈로 근시진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이 또한 시력을 좋게 하는 수단이 아니라 근시 진행을 막는 예방수단이며 철저한 검사를 통해 드림렌즈 착용이 가능한지 먼저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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