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 방치하다 뒤늦은 ‘간암’ 진단 여전”
“C형간염 방치하다 뒤늦은 ‘간암’ 진단 여전”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2.04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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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암학회, C형간염 연관 간암환자 분석결과 발표
C형간염은 B형간염 못지않게 만성으로 잘 진행되며 간경화나 간암 등 보다 심각한 간질환으로 발전할 위험도 높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 국민은 여전히 ‘간(肝)’의 침묵에 안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암학회는 ‘제4회 간암의 날(2월 2일)’을 맞아 C형간염 인지도 및 C형간염 연관 간암의 조기진단 비율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대한간암학회가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무작위 간암등록사업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8~2014년도에 새롭게 C형간염 연관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 1020명 중 1기에서 진단된 비율은 2008년 18%에서 2014년 19%로 변화가 없는 반면, 4기에서 진단된 비율은 2008년 14%에서 2014년 2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암학회는 국내 C형간염 인지도 등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분석결과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1만811명이 새롭게 C형간염을 진단, 2017년 6월 C형간염 전수감시가 시작된 이후 환자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형간염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았다.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화 인터뷰 결과 C형간염을 들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 검사를 받아본 적이 있는 경우는 9%였다. 또 30세 이상 C형간염 환자 146명을 대상으로 한 인지도 조사에서는 C형간염의 감염여부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65%에 달했다.

■C형간염 연관 간암환자 5명 중 4명, C형간염 치료력 X

C형간염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간이 손상된 것을 말한다. B형간염보다 환자는 적지만 한 번 걸리면 만성으로 진행할 확률이 70~80%에 이르며 이 중 2.5%가 매년 간경변증이나 간암 등으로 진행된다고 알려졌다.

B형간염처럼 백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모습을 바꾸는 통에 백신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성으로 진행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발견마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C형간염 치료기회를 놓쳐 간암으로 발전하는 환자가 많은 실정이다. 실제로 대한간암학회가 2013~2017년도에 진단된 간암환자 3236명을 분석한 결과, 5명 중 4명은 간암 진단 전 C형간염 치료력이 없는 ‘뒤늦은 진단’에 해당했다.

그래도 C형간염이 절망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C형간염은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없지만 또 유일하게 먹는 약만으로 완치 가능한 질병이다. 대한간암학회에 따르면 국내 임상현장에서의 경구용 약제를 통한 C형간염 치료 성공률은 93~99.5%로 확인됐다.

C형간염은 백신은 없지만 유일하게 먹는 약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C형간염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간암 예방은 물론, 간암에 걸려도 사망위험을 낮출 수 있다(사진=대한간암학회).

■40세 이상이면 C형간염 감염여부 꼭 확인해야

전문가들은 C형간염을 조기에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면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고 설령 간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사망률을 훨씬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한다.

C형간염은 혈액검사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간염 바이러스는 오랫동안 간에서 증식하면서 간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40세 이상부터는 간경화나 간암으로의 진행확률이 급격히 올라간다. 이 나이 대가 되면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특히 C형간염은 B형간염보다 평균 발병연령이 10년 정도 늦어 60~70대에서 간경화나 간암이 잘 발생한다. 실제로 대한간암학회가 간암등록사업위원회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08~2014년 C형간염 연관 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020명의 평균 연령은 67세였다.

대한간암학회는 “C형간염은 치료하지 않으면 간암 발생위험이 3배 이상 올라가지만 C형간염을 미리 발견해 치료하면 간암이 진단되더라도 사망위험이 감소한다”며 “40세 이상부터는 적어도 일 년에 두 번 혈액검사를 통해 C형간염 감염여부를 확인하고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술, 담배를 많이 하면 증상이 없어도 꼭 정기적으로 간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한눈에 보는 C형간염 예방법

수직감염이 대부분인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전염경로가 다양해 일상생활 중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C형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에 주로 포함돼 있어 일회용인 주삿바늘을 돌려가며 사용하거나 비위생적인 침 시술, 손톱깎기나 면도기 등의 공동 사용 등에 의해 감염될 확률이 높다. 혈액보다 감염위험은 낮지만 체액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 성관계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1. 칫솔, 면도기, 손톱깎기, 구강위생용품 등 생활도구는 공유하지 않는다.
2. 무분별한 성관계를 피하고 성관계 시에는 콘돔을 사용한다.
3. 모유 수유 시 유두에 상처가 나지 않게 조심한다(모유수유로 C형간염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은 극히 적지만 수유할 때 유두에서 피가 나면 아기에게 전파될 수도 있어 주의 필요).
4. 비위생적인 문신, 피어싱 등의 시술은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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