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수면장애 원인 찾았다”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수면장애 원인 찾았다”
  • 최준호 기자 (junohigh@k-health.com)
  • 승인 2020.02.07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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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불안증후군으로 발생하는 수면장애의 기전이 밝혀지면서 치료기반이 마련됐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하지불안증후군 환자가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원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팀(선우준상, 차광수)이 수면뇌파를 분석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게 발생하는 수면장애의 기전을 밝혀낸 것.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벌레가 기는 듯한 불쾌감과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심한 충동이 발생하는 신경장애질환이다. 철분이 부족하거나 빈혈, 임신, 신장기능저하,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는 경우 잘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 성인 100명 중 4명이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상은 주로 극장, 비행기 등 오래 앉아 있을 때를 비롯해 특히 밤에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잠들기 어렵고 잠들더라도 자주 깨기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교수팀은 하지불안증후군과 정상인 각 15명을 대상으로 수면검사를 통해 뇌파를 분석했다.

수면을 조절하는 중요기전은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이다. 뇌의 시상에서 만들어지는 수면방추는 외부 자극에 각성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각정보를 조절해 수면에 이르게 한다. 주파수 1Hz 미만의 느린진동은 대뇌피질에서 만들어지는데 깊은 수면을 유도하고 조절해 숙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각 뇌에서 나오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이 균형을 잘 맞춰져야 숙면에 이를 수 있다.

위쪽 붉은색 덩어리 부분이 수면방추 아래쪽 선에서 나타난 굴곡이 느린진동이다. 정상인은 1분 동안 평균 수면방추 6회, 느린진동 3회가 나타나는 반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각각 4회, 2회에 그쳤다. 또 수면방추의 활성화도 옅고 느린진동의 최고점에서 만나는 연결성도 떨어졌다(사진=서울대병원).

연구결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수면방추 발생빈도가 약 30% 감소했다. 느린진동도 25% 가량 감소했다. 더불어 수면방추의 강도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느린진동과 만나는 연결성도 정상인과 차이를 보였다. 뇌파분석결과를 보면 정상인은 느린진동이 나타나는 곡선 최고점에 수면방추가 맞물리는데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는 조금씩 엇나가면서 균형이 흩어졌다. 수면방추의 색도 옅게 나타나 파워도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정기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뇌의 시상과 대뇌피질에서 생성되는 수면방추와 느린진동의 저하 및 불균형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의 수면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을 밝혀냈다”며 “신경생리학적 기전을 밝힌 만큼 향후 수면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의 이번 연구는 수면의학(Sleep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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