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쉬운 ‘국가건강검진결과표’…내 건강은 빨간불? 파란불?
알면 쉬운 ‘국가건강검진결과표’…내 건강은 빨간불? 파란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0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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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건강검진결과는 내 몸 상태를 보여주는 주요 단서가 가득 담겨 있다. 각 의미를 미리 알아두면 앞으로 건강을 관리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전 세계가 감탄 중인 우리나라의 빠른 코로나19 진단검사능력. 하지만 우리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국가건강검진시스템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왔다.

국가건강검진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2년마다 무료로 받을 수 있는 검사다. 홀수 연도에 태어난 사람은 ‘홀수해’에, 짝수 연도에 태어난 사람은 ‘짝수해’에 받으면 된다. 지난해부터는 건강검진 대상자가 20~30대 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 세대원까지로 확대돼 취준생, 학생, 가정주부 등도 무료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건강검진결과표 속 여러 가지 의학용어 때문에 늘 물음표가 남는다는 것.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건강검진결과표 속 의학용어들의 의미를 알고 있으면 최소한 어떻게 건강관리를 해야할지 감이라도 잡을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의 검사항목은 ▲비만 ▲시력/청력 ▲고혈압 ▲신장질환 ▲빈혈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간장질환 ▲폐결핵, 흉부질환 ▲우울증 ▲충치 등이다. 이 중 우리가 알아두면 좋은 주요 항목들을 위주로 살펴봤다.  

■가장 기본적인 ‘혈액검사’

혈액검사는 다양한 질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특히 증상이 없는 질환을 발견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어 정확히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혈액검사 전 8시간의 공복은 꼭 지켜야한다. 음식물섭취는 혈액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혈액검사로는 대표적으로 당뇨병, 빈혈, 이상지질혈증, 신장질환, 간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당뇨병 파악 ‘공복혈당’=식사하면 음식 내 당분으로 인해 혈당수치가 올라간다. 하지만 아무 것도 안 먹었는데도 혈당수치가 높다면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다. 보통 공복혈당(mg/dL)이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이라고 진단한다(공복혈당 정상 범위 : 100mg/dL 미만, 공복혈당 경계 범위 : 100~126mg/dL).

▲빈혈 파악 ‘혈색소’=빈혈은 온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세포인 적혈구가 부족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적혈구 속 붉은 색소(헤모글로빈)인 혈색소로 빈혈을 판단한다. 혈색소의 정상범위는 남성의 경우 13~16.5g/dL, 여성은 12~15.5g/dL이다.

특히 남성의 빈혈은 암(癌)의 의심신호일 수 있어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혈액종양내과 유영진 교수는 “남성에게 빈혈이 있다는 건 어디선가 피가 샌다는 의미로 더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여야한다”며 “치질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지만 특히 중년의 경우 위암, 대장암 발병신호일 수 있어 내시경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 파악 ‘콜레스테롤·중성지방수치’=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수치는 이상지질혈증 등 혈관건강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다.

먼저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는 성분이자 생명유지에 필요한 핵심물질을 만드는 기본원료로 70% 정도는 간에서, 30%는 음식을 통해 흡수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콜레스테롤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한곳에 쌓이면서 혈관을 막아 각종 심뇌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 중 LDL콜레스테롤(저밀도지단백)은 필요한 곳에 사용된 후 그대로 혈관에 쌓여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콜레스테롤은 혼자 움직이지 못하고 지방과 단백질이 결합된 지단백의 도움을 받아 이동. 밀도에 따라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고밀도지단백)로 구분). 반면 HDL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인 LDL콜레스테롤을 다시 간으로 운반해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건강검진결과표에서 HDL콜레스테롤수치는 높을수록 좋지만 LDL콜레스테롤수치가 높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

중성지방수치도 눈여겨봐야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중성지방은 지방의 한 형태로 꼭 필요한 에너지원이지만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 너무 많아지면 혈관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줄고 혈관에 나쁜 LDL콜레스테롤 입자가 작고 단단하게 변형돼 혈관을 잘 뚫고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별 진단범위는 다음과 같다.

▲신장질환 파악 혈청 크레아티닌·신사구체여과율=건강검진결과표에서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일 것이다. 신장질환 항목에 혈청 크레아티닌(mg/dL)과 신사구체여과율(e-GFR)로 표시되는데 모두 신장기능을 점검하는 중요한 단서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근육 내 활동 후 생기는 노폐물로 신장에서 여과돼 소변으로 배출되며 신사구체여과율은 신장이 1분간 깨끗이 걸러주는 혈액량을 의미한다. 두 가지 모두 신장이 얼마나 제 기능을 잘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혈청 크레아티닌의 정상범위는 1.5mg/dL 이하, 신사구체여과율의 정상범위는 60mL/min/1.73m 이상이다.

▲간질환 파악 AST(SGOT)·ALT(SGPT)·감마지티피=신장질환만큼이나 어렵게 느껴지는 이 세 가지는 간질환 여부를 파악하는 검사다.

먼저 AST(SGOT), ALT(SGPT)는 간세포의 손상여부를 보여준다. 간세포가 파괴되면 파괴될수록 이 두 개의 수치가 높아지는데 아주 높다면 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AST(SGOT) 정상범위는 40IU/L 이하, ALT(SGPT) 정상범위는 35IU/L 이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건강검진센터장)는 “단 급성간염에서는 AST(SGOT), ALT(SGPT)수치가 매우 높지만 만성간염에서는 수치가 높지 않으며 과체중, 비만인 경우도 수치가 높게 나올 수 있어 해석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마지티피 수치가 높으면 담석, 담관염, 황달 등 담도계이상이나 음주에 의한 간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감마지티피(γGTP)의 정상범위는 64IU/L 이하다.

▲갑상선질환 파악 갑상선자극호르몬(TSH)=갑상선자극호르몬은 갑상선의 기능변화를 가장 먼저 예민하게 반영한다. 따라서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측정은 갑상선기능저하증 또는 항진증의 조기발견은 물론, 뇌하수체가 원인인 갑상선질환 감별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갑상선자극호르몬의 정상범위는 0.5~4.0 mIU/L다.

갑상선자극호르몬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통해 더욱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단 갑상선자극호르몬 수치는 갑상선질환 외에도 다른 중증질환 또는 약물 등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상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전문의의 진료와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중요 단서 소변검사

소변 역시 혈액만큼이나 건강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다. 특히 신장은 소변을 통해 노폐물을 걸러내기 때문에 소변검사는 신장기능을 점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중에서도 요PH와 요당, 요단백, 요잠혈을 눈여겨보자.

▲요PH=소변의 산성도로 4.6~8.0PH가 정상이다. 산성을 띠면 신장기능이 저하됐거나 심한 설사, 탈수증이 올 수 있다. 육류 등의 산성음식을 많이 섭취해도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알칼리성을 띠면 급·만성 신질환이나 요로감염을 의심해야한다.

▲요당, 요단백, 요잠혈=건강한 사람은 이 세 가지 항목이 모두 ‘음성’으로 나온다. 양성이 나오면 추가적인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요당은 당뇨병, 혈압 상승, 장협착 등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요단백은 신장질환, 갑상선기능항진, 중증빈혈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요잠혈은 사구체가 손상되거나 요로하부에 출혈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이것이 아니라면 독성약물 또는 중증화상이 원인일 수 있다. 과음, 피로, 심장질환이 있어도 요잠혈이 나타날 수 있다.

■내시경검사에서 ‘양성’의 의미는?

한편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양성’, 없으면 ‘음성’ 판정이 나온다. 그런데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검사에서는 ‘악성(암)’이 아니라는 반대 의미로 ‘양성(암이 아님)’이라고 표기한다.

차재명 교수는 “혈액검사와 똑같이 양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이와 달리 위·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양성은 좋은 의미”라며 “혈액검사에서만 양성이 좋지 않은 의미라는 점을 꼭 기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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