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제 10대부터 ‘C형간염 검사’ 권고…우리나라는?
미국은 이제 10대부터 ‘C형간염 검사’ 권고…우리나라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09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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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질병예방 서비스 특별위원회, 새 권고안 발표
18~79세 미국 모든 성인 C형간염 검사 권고
C형간염 유병률 높은 우리나라도 제도적보완 시급
예방백신과 증상이 없는 C형간염은 조기발견을 통한 꾸준한 치료가 최선이다. 매우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감염여부를 알 수 있으며 먹는 약으로 꾸준히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바이러스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질병예방 서비스 특별위원회(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이하 USPSTF)가 C형간염 검사에 대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더이상 C형간염 조기발견을 위한 제도적 보완을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18~79세 모든 성인 C형간염 검사 권고

USPSTF는 3월 2일 미국의학협회 발행 학술지를 통해 18세~79세 사이의 모든 미국 성인은 일생에 한 번 C형간염 검사가 필요하다는 새로운 권고내용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정맥마약주사자나 동성연애자 등 C형간염 고위험군 또는 1945~1965년 사이에 태어난 중년층에 대해 1회 C형간염 검사를 권고했지만 새로운 권고안은 18~79세 사이의 모든 미국 성인으로 검진 권고대상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C형간염은 간염 중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없지만 치료제의 발전으로 현재 조기에 발견하면 먹는 약만으로 완치가 가능하다. 또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감염여부를 정확하고 빠르게 알 수 있으며 C형간염을 조기 발견해 꾸준히 치료하면 간경화, 간암으로의 진행을 막고 설령 이들 질환으로 진단됐더라도 사망률을 훨씬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USPSTF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C형간염을 치료할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전체 사망위험이 60% 감소했으며 간질환 사망률은 89%, 간경변증은 64%, 간암은 71% 감소했다.

이러한 점을 근거로 USPSTF는 중년 인구만 검진하는 것보다 젊은 인구까지 포함시켜 조기에 C형간염을 발견·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먹는 약으로 95% 이상 완치, 간경화·간암도 예방

사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제도적 보완이 더 시급한 나라다. 조사에 따르면 약 30만명이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신규 감염 또한 매년 2000~3000명에 이른다.

C형간염바이러스(HCV)는 호흡기를 침범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달리 주로 간에서 장기간 증식하면서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을 유발한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간염 중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없다.

더욱이 수직감염이 대부분인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은 전염경로가 다양해 일상생활 중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다. 특히 C형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에 주로 포함돼 있어 일회용인 주삿바늘을 돌려가면서 사용하거나 손톱깎기나 면도기 등의 공동사용 등에 의해서도 감염될 확률이 높다. 혈액보다 감염위험은 낮지만 체액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 성관계 시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C형간염은 조기발견을 통한 빠른 치료가 최선이다. 다행히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감염여부를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8~12주간의 경구 항바이러스제만으로 95% 이상에서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조기검진이 활성화되면 C형간염 감염여부를 모르는 잠복환자들이 건강한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은 물론, 이미 치료받은 환자가 재감염되는 문제까지 막을 수 있다.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울산의대 교수)은 “미국과 우리나라의 C형간염 상황은 동일하다고 할 수 없지만 너무 늦기 전에 C형간염을 진단하고 치료해야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다”며 “간경화, 간암 등 치명적인 간질환으로의 진행을 막는 것은 물론, 예방백신이 없는 C형간염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기 발견과 이를 통한 적극적인 치료”라고 강조했다.

■세계 각국, 이미 C형간염 조기 발견 위해 두 팔 걷어붙여

한편 대만은 이미 국가적으로 C형간염 퇴치사업을 시작했으며 WHO도 2030년까지 C형간염 퇴치를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협조한 바 있다.

아울러 USPSTF의 이번 새로운 C형간염 검진 권고안에 따라 미국질병예방통제센터(CDC) 역시 곧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일생에 한 번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간학회(AASLD)와 미국감염병학회(IDSA) 또한 18세 이상 모든 성인에 대해 C형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으며 18세 미만이더라도 C형간염 감염위험이 있다면 검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C형간염만 국가검진항목에 유일하게 빠져 있어 유병률은 높지만 C형간염 조기발견 및 치료율은 낮은 상황이다.

이에 대한간학회는 C형간염 조기발견 중요성과 이에 따른 국가건강검진 도입 필요성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자체적인 캠페인 활동 등을 통해 C형간염 인식 증진에 나서고 있으며 전문가들 또한 40세 이상에서라도 최소한 한 번은 C형간염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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