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코로나19’ 방역조치해야 몸도 편안”
“마음에도 ‘코로나19’ 방역조치해야 몸도 편안”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3.1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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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지나친 불안감, 아이 건강에도 악영향
불안감 표출하지 않도록 스스로 조절 필요
아이 심리상태 더 세심하게 신경 쓸 시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권고되면서 개학이 늦어진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꼬박 세 끼를 그것도 건강하게 챙겨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보니 오히려 직장 다닐 때보다 더 분주하다고.

하지만 아이 먹거리만큼이나 점검해야 할 것이 바로 자신의 심리상태다. 아직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표현하는 데 서툰 아이들은 부모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종일 휴대폰으로 확진자의 이동경로를 검색하면서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등 집에 있을 때마저도 공포감을 조성하면 자세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아이들은 더 불안해진다.

가천대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어른들은 뉴스를 찾아보거나 아는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면서 높아졌던 불안감을 어느 정도 낮출 순 있지만 아이들은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부모를 통해서만 상황을 접하기 때문에 불안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며 “보기에는 잘 노는 것 같아도 사실은 무섭고 불안한 마음을 속으로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어릴 때는 질병이나 오염에 대한 공포가 큰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러한 공포가 강해졌을 때는 필요 이상으로 지나치게 자극받을 수 있다.

때문에 아이들도 ‘우리 가족들이 다치면 어떡하지?’ ‘바깥세상에 큰일이 난 거 아닌가’라는 걱정과 공포심에 휩싸이는데 문제는 아직 이러한 감정을 겉으로 표출하거나 스스로 다스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심리상태가 심해지면 특히 기질적으로 불안감을 잘 느끼는 아이들은 불안장애나 면역력저하로 이어져 평소보다 짜증이 늘거나 놀이패턴이 변하는 등 신체적인 증상을 동반할 수도 있다. 어른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 ‘머리가 아프다’ ‘목이 간질간질하다’고 호소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불안한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만 이를 표출하는 데 서툴다. 코로나19로 인한 심리 방역이 무너지지 않도록 부모가 세심하게 신경써야하는 이유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배승민 교수는 “실제로 정신건강의학 분야에서는 ‘심리 방역’이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만큼 심리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질병 발병에도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은 심리 방역이 무너지지 않게 어른들이 세심히 살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부모들은 핸드폰으로 아이 몰래 뉴스를 검색하면서 불안한 표정을 짓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등 공식기관에서 제공하는 뉴스 외에 과도한 뉴스 시청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차라리 아이들과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감염병 예방수칙에 관해 편안하게 얘기하면서 고민을 함께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배승민 교수는 “신체활동이 줄어든 만큼 집안일에 아이들을 참여시키고 환기를 자주 시켜서 아이들이 현재의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인 문제들을 예방하기 위해 대한소아청소년의학회 재난과 트라우마위원회에서도 ▲코로나19에 대해 정확히 알고 ▲가짜뉴스를 걸러보며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응원하는 마음 갖기 등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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