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 막히는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로 선택 폭 넓어져
숨이 ‘턱’ 막히는 폐암… 표적치료제 개발로 선택 폭 넓어져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3.1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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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한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폐암은 우리나라 암사망률 1위다.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8년 한 해에만 1만7852명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체 암 사망자 7만9153명 중 22.5%에 해당한다. 또 2017년 7만4178만명이었던 폐암환자는 지난해 2만4096명으로 3.07배 증가했다. 다른 암종과 비교해 2.25배 높은 수치다.

폐암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초기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폐에는 감각신경이 없어 암이 기관지나 흉막에 침범해야 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 자각증상이 나타난다.

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소세포폐암(SCLC)으로 구분된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환자 중 80~85%를 차지하며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대세포암 ▲미분화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되면 유전자검사를 통해 표피성장인자수용체(이하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한다.

우리나라는 EGFR 유전자변이가 많이 확인된다. 전체 폐암환자 중 30~40%가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이다. 문제는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은 뇌전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비소세포폐암환자 5명 중 1명은 폐암 진단 시부터 뇌전이를 동반하며 치료 중 뇌전이가 발생하는 비율도 44%에 달한다.

대한폐암학회에 따르면 폐암이 뇌로 전이될 경우 두통, 어지럼증뿐 아니라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이상이 발생한다. 폐암은 호흡곤란, 혈담, 천명음, 가슴통증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큰데 이렇게 뇌 전이까지 동반되면 삶의 질이 더욱 심각하게 떨어진다.

다행히 기술의 발전으로 EGFR 유전자변이만 직접적으로 타깃팅한 표적치료제가 개발됐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는 장시간 투여 시 내성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다. 1, 2세대 표적항암제의 경우 50~60% 환자에게 T790M이라는 2차 돌연변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최근에는 T790M을 표적으로 하는 3세대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이 개발됐다. 오시머티닙은 3세대 표적항암제로 1, 2세대 표적항암제보다 높은 혈액-뇌장벽 투과율을 보인다.

오시머티닙은 뇌전이환자의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52% 감소시킨다. 또 뇌전이로 발생하는 질환발현율 역시 오시머티닙(12%)이 표준치료군(30%)보다 더 낮았다. 또 부작용발현율도 표준치료군 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30~40%가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환자”라며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 1, 2기 경우에는 수술이 1차적인 치료 방법이고 4기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은 게피티닙, 엘로티닙, 아파티닙 및 오시머티닙과 같은 EGFR 변이 표적치료제를 1차 치료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EGFR 표적치료제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세브란스병원 폐암센터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

-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의 5년 생존율은.

과거 4기 비소세포폐암 5년 생존율은 4~5% 정도였다. 하지만 표적항암제가 개발되면서 생존율이 상승했다. 아직 3세대 표적항암제 5년 생존율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없다. 단 일본 논문에 따르면 3세대 표적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3년 생존율은 41%, 5년 생존율은 21%로 보고되고 있다. 종합해보면 3세대 표적항암제의 3년 생존율은 50%가 넘는다.

- 3세대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 효과는.

오시머티닙은 환자의 70~80%가 부분관해를 보일 정도로 효과가 좋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오시머티닙 투여 시 3년 이상 장기생존이 가능해졌다. 또 내성발현율이 낮아 장기치료가 가능하다.

- EGFR 변이비소세포폐암은 뇌전이가 빈번한데 동일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보이는가.

뇌전이의 경우 약제가 혈액-뇌 장벽을 투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상결과 오시머티닙의 경우 1세대 표적항암제보다 중추신경계 반응률이 20% 이상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추신경계 병변의 진행, 사망위험이 대조군 대비 52% 유의하게 감소했다.

- 폐암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2000년대 초에는 폐암치료는 거의 발전 없이 정체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10년 사이 폐암치료법은 빠르게 발전했다. 최근에는 EGFR 내에 발생하는 C797S, MET 돌연변이에 대한 약제가 연구 중이다. 부디 희망을 잃지 말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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