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 사이에서 질유산균이 인기다. 질염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실제로 많은 질유산균제품이 질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광고한다. 하지만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이야기다.
질유산균제품이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성분은 ‘락토바실러스’다. 락토바실러스는 질에 서식하는 유익균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면 사라지는데 이 때 혐기성세균이 증식해 질염이 발생한다. 제약사들은 바로 이 락토바실러스를 섭취하면 건강한 질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질유산균제품은 두 가지 종류다. 질유익균이 소화기관에서 항문을 거쳐 질까지 가는 것과 장까지만 도달하는 것이다. 물론 유익균이 대장에서 항문으로 이동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대장균과 같은 다른 세균까지 이동할 수 있어 도리어 질염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질유익균이 장에서 정착한다면 질 건강에 과연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리에스 여성의원 정창원 대표원장은 “뇌에 좋은 성분을 먹는다고 해서 머리가 좋아지지 않듯이 질유산균을 먹는다고 해서 질 건강이 좋아질지는 의문”이라며 “질염예방을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질 주위 위생관리 잘하기(단 정상산성을 방해할 수 있어 질 안까지 씻지 않을 것) ▲통풍을 방해하는 꽉 끼는 옷 입지 말기 ▲용변을 본 후 질에서 항문방향으로 닦기 ▲질염증상이 있으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받기 ▲폐경이후 여성은 여성호르몬 치료를 적극 고려하기가 질염을 예방할 수 있는 수칙"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