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와 반사회적인격장애, 차이가 뭘까
분노조절장애와 반사회적인격장애, 차이가 뭘까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0.04.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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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조절…’ 심한 스트레스로 전두엽 일시 마비…약물·행동치료
‘반사회적…’ 유아기 학대로 공감능력·죄책감 없어…약물로 억제
분노조절장애는 지나친 스트레스나 무력감으로 폭력성이 외부로 표출되는 반면, 반사회적인격장애는 유아기 학대, 착취, 폭력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나 애착형성의 부재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지나친 스트레스나 무력감으로 폭력성이 외부로 표출되는 반면, 반사회적인격장애는 유아기 학대, 착취, 폭력 등으로 인한 트라우마나 애착형성의 부재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사진출처=클립아트코리아).

경기침체, 사회 불평등 등 축적된 분노가 심해지면서 ‘묻지마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살인·폭력사건 중 무려 33%의 범행동기가 우발적이었다. 우발적 범죄자의 경우 치료가 필요한 ‘분노조절장애(정식용어 : 간헐적 폭발장애)’ 또는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들이 많다.

■극도의 스트레스 폭발 ‘분노조절장애’

분노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소수의 사람은 이를 이기지 못하고 툭하면 폭력을 행사한다. 이 경우 분노조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분노조절장애환자는 2012년 1479명에서 2018년 1921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분노조절장애는 성격장애나 정신질환은 없지만 충동적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재산을 훼손시킨다. 원인은 뇌에 있다. 사람의 감정은 뇌의 변연계가 관리하며 이성은 전두엽이 담당한다. 분노조절장애는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돼 전두엽기능을 억누르면서 발생한다.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분노조절장애는 약물치료와 함께 감정 기록하기 등 인지행동치료도 가능하다.

연세대의과대학 부속 용인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산 교수는 “분노조절장애는 가정, 학교, 직장 등의 부조리로 인한 스트레스가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감정폭발 전 주변사람과 소통하며 스트레스 배출창구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아기 학대가 원인 ‘반사회적 인격장애’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묻지마 범죄’와 관련이 깊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고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반복적인 범죄행위, 거짓말, 공격성 등이 관찰된다.

발병원인은 유전적 요소가 큰 것으로 알려졌지만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 환자의 자기공명영상(MRI)를 살펴보면 뇌의 변연계, 전두엽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뇌의 다른 부위인 편도체, 선조체 기능장애가 발견됐다.

사회심리적 요인으로는 어린 시절 지속된 학대, 착취, 폭력 등 트라우마나 애착형성의 부재가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학대는 아이를 불안상태로 만들어 공감능력, 죄책감, 양심 등의 발달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진단이 매우 까다롭다. 선천적으로 공감능력이 부족하고 간헐적 공격성을 보이는 성격과 구분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사회적 인격장애는 환자본인은 물론주변사람들의 말을 듣고 행동유형을 분석해 진단한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원섭 교수는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경우 정신치료로는 한계가 있어 약물로 충동억제능력을 관리해야한다“며 ”최선의 예방책은 양육과정에서 폭력이나 착취, 학대를 경험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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