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방법까지 정확하면 환자 예후도 ‘맑음’
‘심폐소생술’… 방법까지 정확하면 환자 예후도 ‘맑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4.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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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정아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정확한 심폐소생술 생존퇴원율 3배, 뇌기능회복율 4배 가까이↑
고령층에서의 정확한 심폐소생술은 뇌기능회복율 7배까지 높여
심폐소생술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뇌 손상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일반인이 심폐소생술(호흡이나 심장박동이 멈췄을 때 인공적으로 호흡과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응급처치)로 생명을 구한 사례들이 계속되면서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그런데 심폐소생술의 정확도가 문제였다. 국내 의료진이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정확도를 분석한 결과 심폐소생술 건수는 많아도 정확히 시행한 경우는 미미했고 이는 환자의 생존율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심폐소생술 정확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돼 고령층에 대한 교육이 강화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아 교수

■고령일수록 정확도↓…고령층 교육 강화 필요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이정아 교수 연구팀은 보건복지부의 스마트의료지도 시범사업 코호트 자료에서 2016~2017년까지 18개 지역에서 발생한 심정지환자에 대한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2491건을 분석한 결과,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 경우는 6%(149건)에 불과했다고 밝혔다(가슴을 압박하는 손의 위치가 정확하고 분당 압박횟수 최소 100회, 앞박깊이 최소 5cm인 경우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정확한 심폐소생술로 분류).

특히 연령별로 심폐소생술의 정확도 비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세 미만은 9.1% ▲40대는 7.7% ▲50대는 6.5% ▲60대 이상은 2.2%로 일반인 구조자의 연령대가 높을수록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러한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는 환자의 생존 및 신경학적 예후에까지 그대로 영향을 미쳤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확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을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생존퇴원율이 2.8배, 뇌기능회복율이 4.3배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의 일반인 구조자가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하면 환자의 생존퇴원율이 4.4배, 뇌기능회복율은 7.6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생존퇴원 : 식물인간 등의 상태로 퇴원한 환자 포함, 뇌기능회복(신경학적회복) : 보호자 없이 독립적으로 생활이 가능한 정도).

이정아 교수는 “정확한 방법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은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거나 빠른 속도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것보다 중요하며 이것은 결국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서도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고령층에서 심폐소생술 정확도가 낮았던 것은 신체적으로 약하고 은퇴 후 심폐소생술 교육참여 기회가 적어 관련 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만큼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교육도 강화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심폐소생술의 정확도는 환자의 생존 및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쳐 올바른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양한 제도 시행으로 심폐소생술 비율↑

심정지가 된 지 4분이 경과되면 뇌 손상이 급격히 진행돼 생존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높고 10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심폐소생술이 ‘4분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우리나라는 119 상황실에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알려주는 ‘전화도움 심폐소생술’을 2011년 도입했으며 질병관리본부는 ‘2015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올바른 심폐소생술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는 2015년부터 심정지환자가 발생한 곳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웨어러블 장비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병원 의료진의 영상의료지도를 받으며 더욱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시행하는 이른바 ‘스마트의료지도 시범사업’도 시행 중이다.

이러한 시도들에 힘입어 일반인 심폐소생술 비율은 크게 늘었다(2008년 : 1.9%→2018년 : 23.5%). 하지만 정확도는 그만큼 높지 못해 이제 올바른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심폐소생술 시에는 양손을 깍지 낀 상태에서 손바닥 아래 부위만을 환자의 흉골 부위에 접촉시켜 체중을 이용해 압박해야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바른 심폐소생술 방법은?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단 심정지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먼저 의식과 호흡을 확인하고 주변 사람에게 119신고 및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와달라고 요청해야한다.

이후 가슴압박을 시행한다. 이때 손바닥을 가슴의 중앙인 흉골 아래쪽 절반부위에 위치시킨 후 양손을 깍지 낀 상태에서 손바닥 아래 부위만을 환자의 흉골 부위에 접촉시킨다. 팔꿈치는 펴고 팔이 바닥에 대해 수직을 이룬 상태에서 체중을 이용해 압박한다. 압박깊이는 약 5cm이며 압박속도는 분당 100~120회를 유지해야한다.

인공호흡은 환자의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개방한 뒤 가슴이 올라가는 것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로 1초간 2회 실시한다.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모두 하는 경우에는 가슴압박을 먼저 30회 한 후 인공호흡을 2회 연속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만일 인공호흡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이를 꺼리는 일반인 구조자는 가슴압박소생술을 권장한다.

한편 이정아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일반인에 의한 심폐소생술 정확도와 관련된 요인(Factors Associated with High-Quality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Performed by Bystander)’이라는 제목으로 SCIE 저널 국제응급의학회지(Emergency Medicine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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