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걱정되는 ‘치매’…우리 부모님, 뭐부터 시작해야할까
가장 걱정되는 ‘치매’…우리 부모님, 뭐부터 시작해야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07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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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생활습관을 통한 예방은 물론,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경과를 변화시키고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버이날이 되면 그동안 소홀했던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게 된다. 이때 부모님이 기억력이나 행동 등에서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면 혹시 치매는 아닌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하지만 치매는 이렇게 하루 만에 알아차려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촉발된 노화가 점점 진행되면서 뇌기능에까지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버이날 하루가 아니라 평소 부모님을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지만 그 단서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설령 치매로 진단받았어도 꾸준히 치료하면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게 할 수 있다.

■기억력저하 점점 진행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와 혈관성치매가 치매의 80~90%를 차지한다.

우선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특정부위(측두엽, 두정엽 부위)에 신경독성을 가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뇌세포가 죽고 뇌세포 간의 신경망들이 끊어지면서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기억력저하다. 초기에는 최근에 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증상이 심해지면 옛날 기억도 점차 잊어버리며 시간에 대한 지남력(여기가 어디고 오늘이 몇 일인지 등)과 장소 및 사람에 대한 인지능력이 소실된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수가 점차 줄어 결국 말을 하지 못하게 되거나(언어장애) 익숙한 장소에서 길을 잃거나 이전에 잘 사용했던 도구 사용이 서툴러지기도 한다.

대전선병원 신경과 김승주 전문의는 “또 전두엽이 판단력과 복잡한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등을 담당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간단한 일들을 혼자서 할 수 없게 된다”며 “더 진행되면 공격적인 행동, 소리 지르기, 불면증, 우울증, 환각 등 이상행동과 정신적인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도인지장애, 치매 진행 막는 최고의 찬스

다행히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조기 발견의 기회가 충분하다. 바로 치매 전 단계라고 불리는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료를 시작해 치매로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과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나지만 일상생활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로 이 중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 치매로 진행한다고 알려졌다.

부모님이 ▲이전과 달리 중요한 약속, 행사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말하거나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고 ▲평소 다니던 곳을 못 찾고 ▲매번 잘 쓰던 도구조작이 서툴러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치매를 덜컥 의심하기보다 정확한 검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 단계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행장애 등 여러 증상 동반하는 ‘혈관성치매’

반면 혈관성치매는 인지기능과 행동조절에 관여하는 대뇌 부위에 생긴 뇌혈관질환의 후유증으로 치매가 유발된 경우를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기억력저하가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치매는 인지기능장애가 발생해 계단식으로 나빠지며 요실금, 보행장애, 구음장애 등 다른 여러 가지 증상이 동반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읽고 쓰는 활동을 꾸준히 하면 기억력발달과 뇌 노화방지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약물치료로 삶의 질 개선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할 뿐 치료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약물치료가 기본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매의 경우 초기에는 뇌신경 손상으로 인한 아세틸콜린 감소를 막아주는 약물을 복용한다. 경우에 따라 뇌신경세포의 흥분성 손상과 연관된 NMDA 수용체를 억제하는 약제도 병용해서 사용한다.

이상봉 교수는 “이러한 약제들은 치매를 완치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부 인지기능장애를 완화하고 치매 진행을 막음으로써 환자 삶의 질을 높이기 때문에 주치의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꾸준한 운동·두뇌활동으로 평소 예방해야

치매는 이미 발병하고 나면 점점 진행되기 때문에 애초에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스트레칭 등의 운동과 독서, 쓰기 등의 두뇌활동은 뇌세포 성장과 뇌의 유연성을 높여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승주 전문의는 “과음과 흡연, 비만은 치매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금주, 금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한다”며 “이러한 요인은 혈관성치매를 부르는 뇌혈관질환의 발병위험도 높이기 때문에 적극 실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중앙치매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치매 종합포털 모바일앱 ‘치매체크’에서는 치매와 관련된 여러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이상봉 교수는 “특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조심스러운 어르신들이 이 앱에 소개된 치매예방운동법, 인지자극활동 등을 집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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