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고 소문난 ‘심장재동기화치료’…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300례 달성
어렵다고 소문난 ‘심장재동기화치료’…삼성서울병원, 국내 최초 300례 달성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5.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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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은 쉽게 뛰는 것 같아도 매우 정교한 신호전달체계에 의해 박동한다. 근육이 수축하려면 전기가 발생해야하는데 심장 내에는 자발적으로 규칙적인 전기를 발생시키는 조직과 이 전기신호를 심근세포에 전달해주는 조직이 있어 일정한 박자에 맞춰 뛰는 것이다.

그런데 전기신호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신호전달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심장박동이 정상보다 빨라지거나 늦어진다. 이것이 바로 부정맥이다.

특히 부정맥으로 심장박동이 불규칙해지면 심장이 붓고 숨이 차는 심부전까지 발생할 수 있다. 부정맥은 기본적으로 약물치료를 시행하지만 이것에도 효과가 없으면서 비대칭적인 심장수축을 보이는 만성 심부전환자는 몸속에 재동기화기기를 삽입해 엇박자로 뛰는 심장박동을 바로잡아주는 심장재동기화치료가 필요하다.

심장재동기화치료는 부정맥 치료 중에서도 고난이도 시술로 꼽힌다.

이 시술은 몸속에 삽입한 재동기화기기와 연결된 전극선을 심장의 우심방과 우심실, 좌심실 외측 벽 등 세 곳으로 밀어넣어야 해서 기존 심장박동기 치료보다 넣어야하는 전극선이 더 많고 특히 좌심실 외측 벽까지 전극선을 정확히 삽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알려졌다.

박승정 교수
박승정 교수

그런 가운데 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부정맥센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심장재동기화치료 300례 달성 소식을 전했다.

부정맥센터 의료진은 “심장재동기화치료는 난이도가 높은 만큼 성공 시 효과도 극적”이라며 “심장기능이 100점 만점에 50~60점에 불과하던 환자들이 이 치료 후에는 70~80% 호전된다고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정상 수준에 가까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정맥센터 의료진은 이렇게 효과가 좋은 심장재동기화 치료를 적극 시행하고자 관련 노하우를 꾸준히 갈고닦아왔다.

최근에는 순환기내과 박승정 교수와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가 한 팀을 이뤄 흉강경으로 가슴에 작은 구멍만 내 전극선을 삽입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방법도 시행하는 등 술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정맥이 좁아 시술 자체가 어려운 경우 정맥을 뚫고 넓히는 정맥성형술도 적극 시도 중이다.

박승정 교수는 “최근 심장박동기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저하된 심장기능을 호전시키고 빈맥성 심실 부정맥 치료기능까지 갖춘 심장재동기화 기기가 개발돼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면서 “아직 치료 자체가 어려워 널리 보급되지 않았지만 술기 개발에 더욱 힘써 심부전 환자들의 생존율과 함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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