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엔 냉방병만? 이 질환들도 있다!
여름엔 냉방병만? 이 질환들도 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7.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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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넬라증, 뇌수막염 등 냉방병으로 오해 말아야

조금만 열이 나고 기침을 해도 바짝 긴장하게 되는 요즘. 특히 여름은 지나친 냉방으로 인해 오한, 두통, 기침 등 감기증상이 흔히 나타난다. 바로 여름 감기로 불리는 ‘냉방병’이다. 그런데 여름에는 레지오넬라증이나 뇌수막염 등 냉방병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는 질환들도 고개를 든다. 냉방병과 헷갈릴 만한 질환들을 한데 모아 정리했다.

여름에는 지나친 실내 냉방으로 인해 냉방병에 노출되기 쉽다. 실내 온도는 22~26도로 설정하고 2~4시간마다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시켜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냉방병몸 따뜻하게 하고 휴식 취하면 호전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일종의 여름감기로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 냉방을 지속할 경우 발생한다.

우리 뇌에는 온도조절 역할을 하는 시상하부가 있다. 즉 체온이 떨어지면 근육을 움직여 열을 발생시키는 등 몸의 온도변화를 감지하고 상황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시상하부의 체온조절능력은 5도 내외다. 실내외 온도차가 이것보다 크게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시상하부는 더이상 제 역할을 못 하고 우리 몸은 점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게 되면 면역력도 뚝 떨어져 몸에 여러 가지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은 두통,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이다. 소화불량, 하복부불쾌감, 설사 등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냉방병에 취약해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냉방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실내외 온도차를 5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여름에는 대부분 실내 냉방이 강하기 때문에 카디건처럼 얇은 겉옷을 항상 챙기는 것이 좋다. 또 찬 음식은 소화기관의 온도를 떨어뜨려 설사 등의 위장장애 증상을 심화시킨다. 덥다고 찬 음식을 찾기보다는 따뜻한 음식으로 속을 달래주는 것이 현명하다.

레지오넬라균은 물만 있으면 어디든 존재할 수 있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물의 온도가 25~35도까지 오르면서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쉽다. 에어컨 필터는 2주마다 한 번씩 청소하는 등 항상 청결하게 유지해야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레지오넬라증방치 시 폐렴 등 합병증 발생위험↑

냉방병은 차갑고 건조한 실내 환경을 개선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하지만 이렇게 해도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간다면 단순 냉방병이 아닌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봐야한다.

레지오넬라증은 일종의 감염질환이다. 에어컨의 냉각수나 공기가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되고 그 오염된 공기가 냉방기를 통해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레지오넬라증 역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레지오넬라증은 감기증상을 보이며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는 ▲폰티악열(독감형) 외에도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폐렴형이 있어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폰티악열(독감형)은 보통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에서 잘 발생하고 피로, 권태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시작된 후 발열, 오한, 기침, 설사,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상이 나타난 지 2~5일 후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호전된다.

반면 폐렴형은 만성폐질환자나 흡연자 또는 면역저하환자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발열이나 오한, 마른기침, 가래, 근육통, 의식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한병덕 교수는 “여기서 더 증상이 심해지면 폐렴, 폐농양 횡문근융해증, 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며칠이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뇌수막염은 5~8월 10세 미만 영유아에 흔히 발생한다. 아이가 고열, 두통, 오한 등의 증상과 함께 심하게 보챈다면 뇌수막염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뇌수막염원인균 따라 신속한 치료 중요

뇌수막염 역시 고열과 오한,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 냉방병으로 오해하기 쉽다. 하지만 뇌수막염은 뇌를 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한데 세균이나 바이러스 침투가 가장 대표적이다.

초기 증상은 우리가 흔히 아는 감기와 매우 유사하다.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두통이 가장 흔하고 의식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뇌수막염은 여름철 10세 미만 영유아에서 흔히 발생한다. 만일 자녀가 위와 같은 증상과 함께 많이 피곤해하거나 심하게 보챈다면 뇌수막염을 의심하고 빨리 진료받는 것이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변정익 교수는 “뇌수막염 초기 증상은 감기나 독감과 비슷해 오인하기 쉽지만 이들 질환과 비교했을 때 사실 뇌수막염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며 “드물게는 목이 뻣뻣해지는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되는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뇌수막염으로 진단되면 원인균에 따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평균적으로 10~14일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는데 이렇게 해도 다양한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변정익 교수는 “특히 세균감염이 원인인 세균성 뇌수막염은 진행속도가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정확한 진단과 함께 최대한 빨리 경헝적 항생제치료(세균감염이 원인일 것으로 가정하고 경험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하는 것.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로 변경)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 수막염에만 국한된다면 해열제나 수액치료 또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대증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자연 호전된다.

변정익 교수는 “다만 뇌실질에 염증이 있는 바이러스성 뇌염인 경우 빠른 항바이러스제 치료가 필요하다”며 “때때로 세균성수막염과 구분하기 힘들 때도 있어 항바이러스제와 경험적 항생제를 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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