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인도 과음하면 심방세동 발생위험 2.2배↑”
“건강한 성인도 과음하면 심방세동 발생위험 2.2배↑”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08.0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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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건강한 성인 대상 음주와 심방세동 관계 밝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 교수, 차명진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세일·차명진 교수.

서울대병원은 6일 본원 순환기내과 오세일·차명진 교수가 건강한 성인 1만9643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심방세동 발생위험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교적 건강하더라도 알코올 섭취만으로 심방세동 발생위험이 높아졌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불규칙한 운동을 뜻하는데 혈액순환을 방해해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심방세동환자는 일반인 대비 뇌졸중 위험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2007년~2015년 동안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에서 검진을 받은 19~74세의 건강한 성인을 추적·관찰했다. 심전도검사 등 각종 검사와 문진을 통해 전반적인 건강상태는 물론 음주량과 음주빈도를 파악했다.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 남녀의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비를 나타낸 곡선. 알코올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방세동의 발생위험은 남, 여 모두 꾸준히 상승했고 비교적 남성이 발생위험 상승률이 더 높았다(그림).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 남녀의 음주량에 따른 심방세동 발생 위험비를 나타낸 곡선. 알코올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심방세동의 발생위험은 남, 여 모두 꾸준히 상승했고 비교적 남성이 발생위험 상승률이 더 높았다(그림).

그 결과 전체 대상 중 160명에게서 심방세동이 관찰됐고 음주자는 비음주자에 비해 심방세동 발생위험비가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자 중에서 자주 폭음을 하는 사람은 가끔 가볍게 마시는 사람에 비해서 심방세동 위험이 3.2배 높았다.

또 음주량과 심방세동 위험은 용량의존적(dose-dependent) 관계, 즉 음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위험이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남, 여 모두에게서 관찰됐지만 발생위험의 상승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더 높았다.

이미 알코올과 심방세동 발생위험 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기저질환, 수술이력, 복용약제가 없고 비만이 아닌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심방세동을 야기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순수하게 음주가 심방세동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연구인 것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차명진 교수는 “무증상에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도 과음은 심방세동 등 부정맥의 발생위험을 높인다”며 “잦은 과음을 피하고 잘못된 음주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부정맥학회의 학술지 ‘하트리듬(Heart Rhythm)’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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