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다양 ‘염증성장질환’…이렇게 구분하세요!
복잡·다양 ‘염증성장질환’…이렇게 구분하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08.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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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의 서구화로 염증성장질환의 발병률이 5년 사이 32%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5만3274명에 불과했던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2019년 7만814명으로 증가했다.

이름만 봐서는 장염처럼 잠깐 앓고 지나갈 것 같지만 염증성장질환은 한 번 걸리면 평생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난치성질환이다. 게다가 주로 젊은 나이에 발생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염증성장질환은 장염, 과민성장증후군 등 증상이 비슷한 질환이 많아 혼동하기 쉽다. 하지만 복통, 설사 등이 오래 가고 혈변과 항문 주변 문제가 동반된다면 소화기내과 진료를 통해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찾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궤양성대장염 vs 크론병

염증성장질환은 의사들도 어렵게 여기는 질병이다.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나뉘는데 모두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발열 등이 나타나 증상만으로 단번에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도 두 질환은 확실히 다르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국한해 염증이 발생하는 반면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 염증이 발생한다. 크론병이 병변범위가 좀 더 넓기 때문에 증상도 더 심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궤양성대장염은 복통, 설사, 혈변 등 염증성장질환의 기본 증상과 함께 대변절박증, 후중감, 빈혈 등이 나타나고 반복적으로 혈변이 관찰돼 치질(치핵)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론병은 기본 증상과 함께 환자 3명당 1명꼴로 항문주위의 치열, 치루, 농양 등과 같은 항문주위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항문주변 농양이나 치루(항문주변의 농양이나 항문선의 염증으로 고름이 배출되는 것)가 잘 낫지 않고 재발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크론병환자의 20~40%에서는 장에 구멍이 생기거나 좁아지고(협착) 또는 아예 막히는 증상(폐쇄)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에 생긴 염증으로 인해 관절, 눈, 피부, 간, 신장 등 장 외 전신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소아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성장을 고려해 알맞은 치료와 더불어 소화기관에 해로운 음식들을 줄이고 올바른 영양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소아, 크론병환자 더 많아

특히 소아는 궤양성대장염보다 크론병을 앓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려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이하 염증성장질환 환자 중 크론병은 3175명, 궤양성대장염은 1373명으로 크론병이 약 2.3배 많았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태형 교수는 “학령기 이전 어린 나이에 염증성장질환이 발병할수록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가 보고됐다는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며 “이 경우 더 심한 경과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령이 낮을수록 증상이 뚜렷하지 않지만 만일 아이가 ▲식욕이 떨어지고 ▲활동량이 줄고 ▲묽은 변 또는 혈변 등을 본다면 빨리 소화기내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관해유지 목표, 소아는 성장까지 고려해야

염증성장질환은 완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해유지를 목표로 한다. 즉 염증조절로 증상을 완화해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약물로 잘 치료되지 않는 중등도 이상의 환자나 약제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도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 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염증을 조절할 수 있다.

한편 소아환자는 앞으로의 성장을 고려해 약물치료와 더불어 주기적으로 성장평가와 영양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장에서 영양소 흡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김성은 교수는 “증상이 심한 활성기에는 설사로 기력이 떨어지고 특히 약물치료의 영향으로 뼈와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며 “특히 영양관리는 성인도 중요하지만 아직 성장중인 아이들은 적정한 약물치료와 더불어 더더욱 영양관리까지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부모는 맵거나 짠 음식 등 소화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음식은 피하고 비타민, 철분, 칼슘, 아연 등의 영양분 섭취가 고루 이뤄질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대한장연구학회 섭외홍보이사)는 ”염증성장질환은 장염이나 일시적인 소화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질환에 대해 잘 알아두고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조기발견에 큰 도움이 된다“며 ”복통, 설사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거나 이 증상들에 혈변, 급격한 체중감소, 항문주변 문제 등이 동반되면 소화기내과 진료를 통해 염증성장질환 발병여부를 꼭 확인할 것“을 강조했다.

대한장연구학회의 텔미힐미 캠페인(왼쪽)과 한국다케다제약의 ‘MyIBD’ 홈페이지 화면(오른쪽).
대한장연구학회의 텔미힐미 캠페인(왼쪽)과 한국다케다제약의 ‘MyIBD’ 홈페이지 화면(오른쪽).

TIP. 염증성장질환 정보, 여기에서 한눈에!

최근 염증성장질환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은 환자일수록 강한 약제로 변경 없이 증상조절이 잘 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윤혁 교수 연구팀 발표)됐다. 환자의 이해와 관련 정보습득도 질환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에 대한장연구학회는 유튜브 채널 장 건강 톡톡과 블로그 등 다양한 온라인 정보 전달채널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텔미힐미’ 캠페인을 통해 염증성장질환 환자들이 서로 소통하고 격려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캠페인 홈페이지에 환자들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난처한 상황을 이겨낸 노하우를 공유하면 그중 우수사연을 채택해 미니드라마로 제작할 예정이다.

또 한국다케다제약은 염증성장질환 환자를 위한 통합 정보 채널 ‘MyIBD’ 홈페이지를 개설, 질환에 대한 설명과 생활수칙, 환자가 주변 사람의 지지를 어떻게 요청해야할지에 대한 조언 등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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