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강경 내시경 함께 사용하는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
천공 등 사전 예방으로 합병증 최소화, 수술시간까지 단축
비만은 질병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관련 치료법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은 지난해 1월부터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되면서 2000례가 넘는 수술이 이뤄졌다고 보고됐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중감소뿐 아니라 당뇨병 등 관련 대사질환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꼽힌다.
▲체질량지수가 35㎏/m² 이상인 고도비만이거나 ▲체질량지수가 30㎏/m² 이상이면서 비만 관련 질환(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비알콜성지방간, 위식도역류증, 제2형당뇨병, 고지혈증, 천식, 심근병증, 관상동맥질환, 다낭성난소증후군, 가뇌종양)을 갖고 있는 경우 ▲기존의 생활습관 개선 및 약물치료로 체중감량에 실패한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입증된 대표적인 비만대사수술에는 ▲위를 식도부근에서 잘라 작게 남기고 위와 분리한 후 소장과 연결해주는 ‘루아이 위우회술’과 ▲늘어난 위의 80%를 수직으로 절제해 위 용적을 줄임으로써 섭취량을 제한하는 ‘위소매절제술’이 있다. 비만정도와 동반질환, 개인의 생활습관 및 선호도를 충분히 고려해 둘 중 적합한 수술방식을 정하게 된다.
■압력 증가로 봉합 미진 부위 천공 발생
그런데 문제는 두 수술 모두 위를 잘라내면서 동시에 봉합하는데 하필 절제부위가 위의 면적이 커지는 부분이어서 봉합 시 압력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봉합이 잘 안 돼 아주 작은 틈이라도 있으면 이렇게 압력이 크게 증가한 상태에서는 봉합이 풀리거나 틈이 벌어지면서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외과 박경호 교수는 “이러한 문제로 비만대사수술 후 합병증이 발생하고 재수술을 받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며 “우리 병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복강경과 내시경을 결합한 새로운 비만대사수술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복강경+내시경…봉합부위 누출·합병증 최소화
박경호 교수가 현재 적용하고 있는 비만대사수술은 이른바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이다. 말 그대로 복강경과 내시경을 이용해 위의 안과 밖을 동시에 보면서 수술하는 것이다.
박경호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 수술법은 내시경으로 위의 내부를 볼 수 있어서 복강경카메라로 확인이 어려운 미진한 봉합부위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고 절제부위의 내부 출혈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또 혹시 모를 누출을 막기 위해 수술부위를 다시 꿰매는 추가봉합도 생략할 수 있어 수술시간까지 단축할 수 있다.
아울러 박경호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틈까지 찾아내고자 물과 공기를 이용해 누출부위를 추가 점검하고 있다. 이 방법은 위의 외부에서는 물을 뿌리고 위 내부로는 공기를 주입해 기포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즉 기포가 발생한다면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틈이 있다는 의미로 해당부위에 추가 봉합을 실시한다.
■시뮬레이션센터서 내시경 술기 익혀
단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술의 장점을 살려 안전하게 수술하려면 수술을 보조하는 외과 전공의들이 내시경장비를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하지만 외과 전공의들이 내시경장비를 배우는 경우는 드물다.
박경호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및 당뇨병환자들이 삶의 질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수술이지만 봉합 관련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다행히 우리 병원은 의료진이 언제라도 내시경장비 사용법을 익힐 수 있는 시뮬레이센센터를 갖추고 있어 환자들에게 안정적으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경호 교수는 세계적인 대사비만수술 권위자인 황치근 박사가 있던 중국의과대학병원 연수를 통해 고난이도 비만대사수술법인 ‘위소매 및 십이지장치환술’을 익히고 위소매절제술 및 루와이위우회술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도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복강경 및 내시경 결합 비만대사수술로 현재까지 단 한 건의 합병증이나 봉합부위 누출 없이 안전하게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