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속 ‘심장판막질환’ 주의보…“무증상도 안심 금물”
고령화 속 ‘심장판막질환’ 주의보…“무증상도 안심 금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0.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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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박성지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50세 이상 건강한 성인 10명 중 1명은 심장판막질환
증상 없어도 50세 넘으면 심장초음파검사 받아야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심장판막질환은 심장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 조기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심장판막질환은 심각하게 병들어도 아무 증상이 없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증상이어도 정기검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심장판막질환은 심장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혀 조기진단·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심장판막이 심각하게 병들어도 아무 증상이 없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증상이어도 정기검진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심장판막질환은 급속한 인구고령화 속 눈여겨봐야 할 대표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질환 인식이 낮을뿐더러 증상이 있어도 단순한 노화증상으로 여기기 쉬워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많다.

게다가 심장판막질환은 무증상기간이 꽤 오래 지속되는 질환이다. 즉 판막이 병들어도 아예 증상이 없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심장판막을 병든 채 내버려두면 심장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일으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무증상에도 경각심을 갖고 정기검진을 통한 심장판막 이상의 조기 발견과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노화 영향 커…대동맥판막협착증 갈수록 발병률↑

심장판막질환은 한마디로 심장판막이 병들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심장판막은 심장의 방에 발맞춰 4개나 있으며 각각 심장과 심혈관 사이에서 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좌심실-대동맥 사이 대동맥판막 ▲좌심방-좌심실 사이 승모판막 ▲우심실-폐동맥 사이 폐동맥판막 ▲우심방-우심실 사이 삼첨판막). 즉 열렸다 닫혔다 하면서 심장이 내뿜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혈류를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심장판막 역시 다른 신체부위와 마찬가지로 노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칼슘이 쌓여 딱딱해지거나 얇아지면서 찢어질 수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승모판막과 대동맥판막질환이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그중에서도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2015년 9100여명에서 2019년 1만5400여명으로 최근 5년 새 70% 가까이 증가했으며 이 중 약 73%가 70세 이상 고령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가 14일 열린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 온라인 미디어세션 현장에서 심장판막질환의 조기 진단 및 치료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가 14일 열린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 온라인 미디어세션 현장에서 심장판막질환의 조기진단·치료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숨참, 잦은 피로감 등 주증상…아예 무증상일 수도 있어

문제는 심장판막질환이 이처럼 노년기 흔한 질환인데도 진단이 늦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단 심장판막질환의 증상은 일상에서 나타날 수 있는 노화증상들과 비슷하다. 심장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흐름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적재적소에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에 숨이 차고 잦은 피로감을 느끼며 다리가 붓는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아예 증상이 안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팀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심초음파검진을 받은 50세 이상의 대상자 2만3254명을 검사결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건강한 성인 10명 중 1명(9.4%)에게서 심장판막질환이 발견됐으며 ▲심지어 특별한 증상이 없던 환자 중 176명에서는 중등도 이상의 심각한 심장판막질환이 발견됐다.

아울러 박성지 교수팀은 75세 이상 노인 1034명의 데이터를 별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심장판막질환의 유병률이 10명 중 3명(29.3%)꼴로 증가했으며 ▲승모판협착증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심장판막질환 빈도와 중등도가 나이가 많을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노화가 심장판막질환의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는 “심장판막질환은 알고 보면 무증상기간이 꽤 오랫동안 지속되는 질환”이라며 “실제로 이러한 점 때문에 심장판막이 병들어도 무증상이라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심장판막질환은 간단한 심장초음파검사로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다”며 “따라서 50세를 넘어서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적어도 한 번은 꼭 심장초음파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성지 교수는 심장판막질환의 조기진단·치료율을 높이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면 정책적인 변화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조기진단·치료 이끄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실제로 심장초음파검사는 심장판막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2013년 10월부터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해 그 범위가 심질환 산정특례 진단 및 치료 중으로 확대됐으며 보건복지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건강보험대상을 확대할 것을 발표했다.

박성지 교수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심장판막질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환자들의 조기진단을 이끄는 정책적 변화는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 결과적으로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증상 심장판막질환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도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성지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2019년 11월 세계적으로 저명한 영국의 과학학술지 Nature research Scientific Report’에 게재됐다. 아울러 10월 14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에드워즈라이프사이언시스코리아의 미디어 세션에서 발표됨으로써 무증상 심장판막질환의 조기진단 및 치료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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