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더 힘든 만성통증환자들…병원방문빈도 줄고 우울감 커져
코로나19로 더 힘든 만성통증환자들…병원방문빈도 줄고 우울감 커져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0.11.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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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증학회, 만성통증환자대상 설문조사결과 발표
절반 이상 중등도이상 우울증 확인…CPRS환자 가장 심각

계속되는 통증으로 평소에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만성통증환자들이 코로나19로 더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통증학회는 지난 7월부터 8월까지 전국 23개 수련병원 통증클리닉환자 9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상환자는 ▲만성척추통증환자 66.8%(661명)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 15.3%(140명) ▲대상포진후신경통환자 11.9%(109명), 이외 2가지 질환을 함께 치료받고 있는 환자가 1.2%(11명)였다. 이들의 유병기간은 80% 이상이 1년 이상, 코로나 유행 전 약 7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병원을 방문해 치료받았다.

복합부위통증증후군 등 만성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코로나19 사태 후 병원방문빈도가 줄고 우울감이 커지는 등 삶의 전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사태 후 환자 대부분 병원방문빈도 줄여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 이들 중 약 40%에서 병원방문빈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조사결과에 따르면 방문빈도가 감소한 환자들의 약 1/3은 병원방문빈도를 75% 이상 줄였는데 이는 질환이 호전돼서라기보다는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직접적인 영향인자로 확인됐다. 환자들은 병원방문빈도감소에 가장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자기 스스로 조심해서(31%)’를 가장 많이 꼽았고 언론의 영향(28%), 가족 또는 지인의 영향(13%)이 뒤를 이었다.

특히 대상포진후신경통환자들의 병원방문빈도가 가장 많이 줄었고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들의 병원방문빈도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통증학회 임윤희 홍보이사(상계백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들은 통증정도가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에 병원방문횟수 감소가 적었던 것으로 유추된다”며 “대상포진후신경통환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령환자들이 많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병원방문 등 일상활동에 큰 영향을 받았음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과 운동시간 줄고 일부 환자는 체중변화도

생활습관도 다소 흐트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통증환자들은 알맞은 의학적치료와 더불어 규칙적인 수면과 운동, 식사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질환을 꾸준히 관리해야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환자들의 60%는 운동시간과 운동량이 줄었으며 외출시간도 약 65%의 환자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이 중 1/3은 운동량과 외출이 거의 평소 30% 미만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일부 환자들은 수면시간과 체중에도 변화가 있다고 답했다. 62%의 환자들은 수면시간에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약 22%는 수면시간이 줄었다고 응답했으며 절반정도의 환자들은 몸무게에 변화가 없다고 했지만 약 30%는 체중이 늘었다고 답했다.

만성통증을 유발하는 질환들은 신체문제뿐 아니라 지속적인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우울증 등의 정신과적문제도 발생한다. 따라서 통증조절과 더불어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및 상담도 병행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환자의 3/5 우울증…CPRS환자 우울증빈도 가장 심각

신경질과 걱정, 우울감의 빈도 또한 만성척추통증환자,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 대상포진후신경통환자들이 각각 약 30%, 50%, 40% 이상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체 환자의 3/5에서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환군별로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에서 약 90%, 대상포진후신경통군에서 약 50%, 만성척추통증환자군의 약 55%에서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이들 중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으로 확인된 경우는 질환군별로 각각 76%, 50%, 44%였다.

그중에서도 복합부위통증증후군환자들은 다른 질환군에 비해 병원방문빈도감소는 가장 적었지만 심각한 우울증의 빈도가 45%로 가장 높았다(대상포진후신경통 14%, 만성척추통증 10%).

■CPRS환자,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치료 병행해야

복합부위통증중후군(CPRS)은 신경손상 유무와 관계없이 신체의 일부분이 외상 등으로 손상을 입은 후 그 정도보다 훨씬 심한 통증을 겪으며 손상부위뿐 아니라 다른 신체부위까지 통증이 번져나가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대부분 외상(가벼운 염좌부터 신경손상까지)이나 이로 인한 고정, 수술, 시술 이후에 발생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또 유전적소인과 환경적요인, 기저질환 등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김영도 교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통증뿐 아니라 피부변화, 부종, 감각이상저하, 관절이나 뼈의 이상 등이 발생하며 나아가서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문제까지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라며 “단번에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도 없어 통증의 정도가 어떤지, 감각이 어떤지, 근육의 경직도는 어떤지 등을 다양한 검사를 통해 면밀하게 살펴본 후 확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외상에 비해 통증이 심한 환자는 복합통증부위증후군을 의심하고 조기에 전문가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하며 확진 시에는 통증조절을 돕는 치료와 더불어 우울증 예방을 위해 조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치료 및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한통증학회 전영훈 회장(경북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코로나19로 평소 건강한 사람도 신체·정신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황인데 만성통증환자들에게는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설문조사결과를 통해 만성통증환자들에게 사회적인 관심이 좀 더 높아지길 바라며 학회 또한 환자들의 고통감소와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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