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진단과 세밀한 수술만이 갑상선암 재발 막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세밀한 수술만이 갑상선암 재발 막을 수 있어”
  • 강태우 기자 (burning.k@k-health.com)
  • 승인 2020.12.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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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
두경부암과 달리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고 초음파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두경부암과 달리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고 초음파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전체 암 중 발병률 4위는 ‘갑상선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갑상선암 수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2만2321명(2015년), 2만1373명(2017년), 2만6337명(2019년)으로 매년 2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착한 암’이라고 불리는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지만 재발이 흔하고 어떤 치료를 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갑상선암수술 1000례를 달성한 하정훈 땡큐서울이비인후과 원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갑상선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고 들었다. 

갑상선암은 초기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 중 초음파검사를 통해 발견된다. 간혹 목에 혹이 만져져 검사를 했다가 갑상선암 또는 림프절전이를 알게되는 경우도 있다. “목소리가 이상하면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해야한다”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만일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쁜상태일 경우 후두내시경검사를 해야한다. 이때 성대마비가 관찰되면 갑상선암이나 폐암일 수 있어 추가적검사가 필요하다. 

- 갑상선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특별히 밝혀진 원인은 없지만 어릴 때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경험했거나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갑상선에 방사선노출이 되는 직업인 경우에 납이 든 보호대를 목에 착용하고 작업한다. 하지만 일반CT촬영 수준에서 노출되는 방사선은 갑상선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 비만일수록 갑상선암 발생확률이 높다는데.

대체로 비만인 사람이 병원에 더 자주 가다보니 잦은 검진 등 병원이용행태에 따라 그렇게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비만인 갑상선암환자에서 특정 유전자(BRAF)변이가 더 많다는 결과를 보고돼 비만인 사람이 갑상선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 두경부암과 혼동하는 사람도 많다.

발생하는 부위가 다르다. 두경부암은 ▲구강암 ▲후두암 ▲인두암 등 호흡소화기계통에 생기는 암과 침샘에 생기는 암으로 나뉘는데 예후가 좋지 않아 조기진단 및 치료가 필수다. 반면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편이고 초음파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 

하정훈 원장은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며 “무엇보다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 전 정확한 검사와 세밀한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하정훈 원장은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며 “무엇보다 갑상선암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 전 정확한 검사와 세밀한 치료계획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 갑상선암이면 무조건 수술해야하나. 

갑상선암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cm이상은 수술이 필요하지만 1cm이내인 경우 나쁜 소견이 없다면 검사나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하지만 크기가 작아도 주변조직침범정도나 림프절전이 소견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특히 발생위치에 따라 갑상선암이 성대신경, 기관연골 등에 닿아있다면 크기와 상관없이 수술을 해야한다.

- 갑상선암의 구체적인 수술방법은.

갑상선은 좌엽과 우엽으로 나눠져있는데 암이 생긴 한쪽만 절제하는 ‘엽절제술(반절제술)’과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있다. 갑상선암 수술 전 ‘방사성요오드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지 아닌지 판단해 절제수술범위를 정한다. 갑상선암이 심각해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치료’가 필요하다면 갑상선암이 없는 멀쩡한 갑상선엽을 제거한다. 또 수술 전 검사에서 림프절전이가 확인돼면 갑상선 전절제술과 림프절절제술을 시행한다.  

- 수술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점은. 

수술 후 흉터, 통증, 재발 등으로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수술 후 환자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 고려한다. 특히 작은 갑상선암은 수술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환자와 함께 한다. 또 심각한 진행성 갑상선암은 요오드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수술을 피할 수 있도록 최대한 철저하게 수술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수술 후 흉터고민을 하는 환자가 많다. 

흉터는 6개월간 지속적으로 변화가 생기기 때문에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한다. 세밀한 절개와 봉합이 가장 중요하다. 가급적 목주름을 이용해 절개하고 봉합 후 상처부위에 보톡스를 주사해 흉터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 흉터레이저도 고려할 수 있는데 수술 후 1~2주 내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일 흉터자체가 꺼려진다면 로봇이나 내시경수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들은 겉으로 드러나는 흉터는 없지만 피부 아래 상처가 훨씬 크기 때문에 목절개수술에 비해 회복기간이 길고 통증이 오래간다. 

- 갑상선암 예방·관리법에 관해 조언해준다면. 

갑상선암을 예방하는 방법은 따로 없다. 하지만 재발이 잦아서 수술 전 정확한 검사와 세밀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수술 후 1~2년 내에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 전 제대로 된 검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에는 수술 후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수술범위도 줄이고 방사성요오드치료도 적게 하고 있다. 그래도 재발하지 않으려면 환자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정기적인 추적관찰에 힘써야한다. 

※ 땡큐서울이비인후과 하정훈 원장은? 

하정훈 원장
하정훈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및 갑상선·구강·두경부암센터 교수로 10년 이상 재직했다. 특히 10시간 이상 소요되는 두경부암 절제수술 및 재건수술 등 갑상선암·두경부암수술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다. EBS 명의 ‘구강암’편에 출연했고 헬스경향 칼럼기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의 갑상선 건강증진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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