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 치과병원의 새 기준을 세우다
코로나19 시대, 치과병원의 새 기준을 세우다
  •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 승인 2021.01.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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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
이상민 원장은 “치과의사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이후 교차감염과 비밀감염에 관한 걱정이 커졌다”며 “하지만 병원들 역시 방역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원장은 “치과의사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이후 교차감염과 비밀감염에 관한 걱정이 커졌다”며 “하지만 병원들 역시 방역에 힘쓰고 있기 때문에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확산과 감소가 반복되면서 우리의 일상을 크게 바꿨다. 이런 변화는 감염에 민감한 병원의 기준도 바꿨다. 특히 감염관리에 취약한 치과의 경우 환자들의 병원선택기준이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상민 굿라이프치과병원 대표원장을 만나 포스트코로나 속 치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코로나19를 대비하는 치과병원 기준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치과진료에 사용하는 기구는 환자의 침과 피가 묻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소독지침에 의료기기가 잘 소독이 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환자 관점에서 치과가 얼마나 정확하게 기구들을 소독하는지 알기 어렵다. 실제로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서류상 최소한 규격에 맞는 소독멸균장비를 가져다만 놓거나 검사나 청소는 몇 년째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회용물품이 문제다. 일회용물품은 말 그대로 한 번만 사용하고 버려야 하는데 소독·멸균에 관해 국가 지원이 없다는 핑계로 너무 당연하게 재사용하는 등 몰상식한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 치과가 왜 감염에 취약한지.

감염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는 환자 자신이 보유한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항생제를 처방하고 추적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된다. 두 번째 감염은 병원 자체에 살고 있는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병원 내부의 소독시설이 노후 되거나 정기적인 검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경우, 혹은 소독전문인력이 없는 상황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다른 환자의 세균으로 인한 감염, 즉 교차감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비말(Aerosol)’에 의한 감염이 가장 흔하다. 따라서 다른 환자를 치료할 때 발생하는 비말이 옆의 환자에게 전파되지 않는(교차감염) 치과병원을 선택해야한다. 이런 의미에서 각 진료실이 독립된 공간으로 있는 병원을 선택해야한다. 하지만 일부 치과에서는 각 진료실을 독립공간으로 디자인하면 재료의 재고가 급증하고 직원과 의료진의 동선이 불편해진다는 이유로 꺼린다. 또 중앙냉난방인 ‘덕트’ 역시 교차감염의 원인이다. 따라서 덕트가 없거나 최소한의 덕트로 운영되는 곳을 찾아야한다.

- 어쩔 수 없이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지 못하는 병원도 있다.

맞다. 만일 독립 방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막혀 있고 진료의자의 길이만큼 분리되는 격벽이 설치돼 있어야한다. 사람 키보다도 작은 파티션은 비말을 방어하지 못한다. 하지만 독립된 방으로 구성돼 있어도 공기는 오염되고 세균은 잔존한다. 따라서 지속적인 강력환기시스템을 통해 건물 밖으로 공기를 배출시켜야한다. 또 내부 공간은  바이러스를 소독하는 소독제로 계속 세척해야한다.

- 의료기관은 어떤 장비를 구축해야하는지.

집에서 설거지를 할 때 손으로 하면 상황에 따라 그 결과가 들쑥날쑥하다. 하지만 식기세척기를 사용하면 일정한 수준의 설거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치과에서도 기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고압멸균기를 사용해야한다.

문제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고압멸균기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압멸균기에도 여러 가지 등급(class)이 존재한다. 당연히 상위등급 고압멸균기일수록 비싸고 소독의 성능·효과가 높다. 하지만 고압멸균기를 구비해놓고 관리를 못하면 말짱도루묵이다. 따라서 사용자의 교육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한다.

- 최근 새롭게 병원을 리모델링하면서 감염관리에 각별히 신경 썼다고 들었다. 이전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이후 교차감염과 비밀감염에 관한 걱정이 커졌다. 이에 5개의 고립된 진료실과 3개의 큰 진료격벽으로 이루어진 진료실, 총 8개의 독립진료실을 설계했다.

더불어 각 독립진료실에 모두 개별냉난방을 설치하고 싶어 건물전력을 두 배로 올렸지만 총 전력량에서 불가능하다고 판정을 받았다. 이에 임플란트 수술실 5곳에는 개별냉난방을 설치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상시적으로 공기를 빼서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환기시스템을 설치했다. 이밖에도 소독멸균실을 가장 가운데 배치해 환자들이 언제나 소독하는 과정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

- 코로나19속 치과방문을 꺼리는 환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사실 치과는 자주 방문하고 싶은 공간은 아니다. ‘드르륵’ 소리를 내는 기계음과 고통은 치과방문을 미루게 하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치과진료를 계속 미루다 보면 자연치아를 상실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치아는 한 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방역에 힘쓰는 치과의사들을 믿고 정기적인 스케일링과 치료를 통해 건치를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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