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실에 맞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나왔다
국내 현실에 맞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나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15 1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첫 제정 이후 8년 만…국제간학회서 발표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 등 새로운 용어 제시
뚱뚱하지 않은 사람의 지방간질환 관심 필요성 등
국내 실정에 맞도록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다양한 합병증을 부르는 만큼 향후 국내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방간의 진단·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된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조기진단·치료 필요성을 역설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외 간질환 전문가들의 뜨거운 관심 속 13일 막을 올린 국제간학회(The River Week 2021). 실시간 온라인학회로 개최된 이번 학회에서는 지방간, B형간염 등 주요 간질환에 대한 의미있는 연구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 

이 가운데 대한간학회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위원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 더욱 의미를 더했다. 2013년 첫 제정 이후 8년 만에 맺은 열매로 무엇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우리나라 실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폭넓은 문헌 고찰을 통한 최신 연구결과들이 반영됐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술이 아닌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이미 국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약 30%, 발생률은 인구 1000명당 연간 45명으로 적극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심혈관질환, 당뇨병, 만성콩팥병 등 다양한 합병증을 불러 조기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심혈관질환 발생위험 1.6배, 제2형 당뇨병 2.2배, 만성콩팥병 1.2배 증가).

새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조기진단·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 등 새 용어 제시 

우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진단개념이 보다 확장됐다. 이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제시되면서다. 즉 기존에는 다른 간질환(알코올성 지방간, 바이러스간염 등)이 동반된 경우 지방간으로 진단되지 못했는데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질환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제시함으로써 지방증과 함께 과체중/비만, 당뇨병, 대사이상이 있는 경우 다른 간질환이 동반됐더라도 지방간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더 필요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용어 개념만 소개됐다.

■뚱뚱하지 않은 사람도 지방간 조심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과 연관이 깊지만 비만이 아닌 사람에서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뚱뚱하지 않은 사람의 지방간질환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비비만체중(非肥滿, non-obese, body mass index: 동양인 25 kg/m2미만, 서양인 30 kg/m2미만)에서의 비알코올 지방간은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볼록하게 나온, 전체적으로 근육량이 적은 마른 체형에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미 국내 비비만 인구의 약 19%에서는 지방간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돼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뇨병환자 등 선별검사 필요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처음으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선별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도 제시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지속적으로 간효소수치 상승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비만, 대사증후군 등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발생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등은 선별검사를 시행하도록 권고하며 이를 위해 복부초음파검사를 일차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

■간경변증 동반환자, 간암 감시검사 필요

지방간은 간경변, 간암 등 보다 심각한 간질환으로 진행될 위험도 높아 이들에 대한 예방 노력도 필요하다.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연관 간경변증환자는 간세포암종 발생위험이 높다는 점을 염두, 간초음파검사와 알파태아단백검사를 6개월마다 시행하는 등 정기적인 간암 감시검사가 꼭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생활습관 개선, 동반질환 관리 필수

금연, 금주, 체중감량 등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됐다. 특히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수많은 임상연구에도 아직 적극적으로 권고할 만한 효과적인 치료 약제가 출시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새 가이드라인에서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생활습관 개선 및 동반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방간염환자 또는 간섬유화를 보이는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자는 특히 주요한 치료 대상이다.

■소아청소년 지방간에 대한 관심도 제고해야

흔히 지방간은 성인이 돼서야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청소년기에서 지방간 유병률은 11%에 달한다. 무엇보다 어릴 때 발생한 지방간은 향후 성인병 발병위험도 높여 조기에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이에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과체중 및 비만인 소아청소년의 경우 간수치 혈액검사인 ALT로 선별검사를 권고했고 만일 ALT ≥ 26 U/L (남아), ≥ 22 U/L (여아)인 경우 지방간 진단이 가능함을 제시하였다. 추가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도 고려할 수 있다.

대한간학회 측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식습관과 연관이 깊은 데다 소아청소년기 발생하면 향후 다양한 성인병을 부를 수 있다”며 “새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자를 적극 발굴해 조기에 치료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