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슬슬 고개 드는 ‘무좀’…바르는 약도 간에 부담 될까
[배현 약사의 약 부작용이야기] 슬슬 고개 드는 ‘무좀’…바르는 약도 간에 부담 될까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5.2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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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약사님, 무좀 약 하나 주세요.”

“무좀 생긴 지 오래됐나요? 어느 부분이 주로 안 좋으세요?”

“발가락 사이가 그래요. 꼭 이맘때 증상이 나타나서 여름 내내 괴로워요.”

“지간 무좀이군요. 가려움증이 심하진 않으시고요? 진물은요?”

“가려움이 심하고 진물은 별로 없는 편이에요.”

“그럼 가려움완화 성분이 포함된 크림형태로 드릴게요. 1일 1회 발을 깨끗이 씻고 새 수건으로 닦은 뒤 완전히 흡수될 수 있도록 문질러 발라주시면 됩니다.”

“무좀약은 시간 날 때마다 바르는 게 더 빨리 낫지 않나요?”

“그렇지 않아요. 너무 자주 바르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돼요. 최대 2회까지만 발라야 해요. 그보다 정해진 기간까지 꾸준히 바르는 게 중요하죠.”

“아, 그럼 한동안 술도 못 먹고 조심해야겠네요. 무좀약 간에 안 좋다는데 이거 바르고 간 망가지는 건 아니에요?”

“무좀치료를 위해 금주 하시는 것은 아주 좋은데요. 사실 바르는 무좀약은 간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엥? 그래요??”

2020년 8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여름철 가장 많이 발생하는 피부질환을 발표했습니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은 헤르페스, 대상포진, 무좀, 수족구병, 농가진, 땀샘장애, 일광화상’이라고 합니다. 그중 무좀환자는 ‘약 72만여 명(2019년 기준), 남성 환자는 약 43만여 명으로 여성의 1.5배이고 20~30대 남성 환자가 각각 5만3295명(여성의 2.6배), 6만2811명(여성의 2.1배)으로 동일 연령대 여성의 2배 이상’이라고 해요1). 무좀은 여름에 많이 걸리고 남성이 여성보다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생활환경 차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여름은 비가 많이 내리고 땀이 많이 나기 때문에 피부습도가 높아집니다. 특히 꽃샘추위까지 모두 지나간 봄부터는 본격적으로 외부활동이 많아지면서 신발을 오랫동안 신고 있게 되는데 이때 통풍이 잘 되지 않아서 발 무좀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죠. 국민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무좀환자는 5월부터 늘기 시작해 7~8월에 연중 최고치를 보인다고 하는데2) 실제로 무좀약을 사기 위해 약국을 찾는 환자도 이 무렵에 가장 많답니다.

무좀이 발생하는 원인은 진균 감염입니다. 곰팡이균은 어디에나 존재하며 피부 저항력이 떨어지거나 온도, 습도 등 증식 조건이 맞게 되면 각질이 있는 피부에 감염됩니다. 잠복기와 착상기, 불응기, 퇴화기를 거쳐 감염이 진행되는데 각질층에 침입한 곰팡이는 증식을 위해 단백 분해효소를 분비해요. 이 효소들이 건강한 표피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가려움과 염증을 심하게 유발합니다.

이후 피부 감염에 대항하는 면역반응이 본 궤도에 이르면 감염증으로 인한 증상이 완화되고 퇴화기가 되면 자발적으로 증상이 사라지죠. 만성화된 환자는 오히려 반응이 약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무좀환자가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무엇보다 무좀균들은 각질이 떨어져 나올 때 같이 붙어 나와 다른 사람 피부를 전염시킵니다3). 실제로 무좀환자의 25~30%는 가족도 무좀이 있다고 합니다4).

일반적인 발 무좀은 구분이 쉬워 대부분 바르는 약을 사용합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무좀치료제 시장은 약 3300억원 규모로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이 있지만 먹는 약은 오래 먹어야 하고 복용 시 주의사항이 많아 갈수록 바르는 약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합니다5). 그만큼 사용방법과 주의사항도 잘 기억해둬야겠죠.

그중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원스(1일 1회 바르는 제형)’ 성분인 라미실(테르비나핀)6)에 대한 주의사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라미실크림은 도포했을 때 전신 흡수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대부분 피지와 피부에 분포합니다7). 따라서 전신 부작용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보면 됩니다. 또 1회 용량을 많이 바른다고 더 많이 흡수되는 것도 아닙니다. 같은 면적에 무좀약을 바르는 것이라면 그 양이 많더라도 피부에 더 많이 흡수되진 않습니다.

아름다운나라 피부성형외과 이상준 원장은 한국경제와의 인터뷰8)에서 “연고는 많이 바른다고 해서 효과가 더 좋지는 않다. 오히려 지나치게 많은 양을 바르면 흡수가 안 돼 치료에 방해가 될 뿐이다”라며 “튜브에서 5mm 정도 약을 짜냈다면 지름 5cm가량의 환부에 고루 펴 바르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연고 제형이라면 약간 번들해질 정도, 크림타입이라면 흰색이 없어질 정도 바르라”고 적정양도 일러줬네요.

저는 크림을 바르고 산뜻한 느낌이 들 정도가 적당한 양이라고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연고를 바른 부위에 티슈 한 장 정도 부착될 정도면 적당하다고 말하기도 해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무좀외용제는 듬뿍 바른다고 효과가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1일 1회 바르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1일 2회까지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무좀약은 무좀균이 있는 진피층까지 흡수돼야 합니다. 바르기 전 발을 깨끗하게 씻어 피부에 부착된 노폐물을 제거하고 피부장벽을 느슨하게 해주면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두세요9).

라미실크림을 사용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바로 적용기간입니다. 보통 환자들은 무좀 증상이 없어지는 것 같으면 약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일 발라야 하는 귀찮음도 약 사용 중단의 큰 이유라고 하네요10). 하지만 증상이 없어진 것 같아도 실제로 무좀균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금방 재발합니다. 따라서 특별히 증상이 안 나타나도 사용기간에 맞게 계속 발라야 합니다.

▶족부백선: 1~4주(지간형은 1주)

▶체부백선, 완선: 1~2주 적용한다.

▶임신부나 수유부는 사용하지 않는다.

▶테르비나핀은 유소아에게 사용하지 않으며 1주일 동안 항진균제를 사용했는데 반응이 없거나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우, 치료기간 동안 항진균제를 적용했는데 증상이 치료되지 않는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다.

라미실크림을 바르고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은 바로 피부 자극입니다. 특히 점막에 바르면 자극감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눈이나 질, 남성 성기, 손톱, 입 주위, 두피에는 사용해선 안 됩니다.

피부가 벗겨지거나 가려움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림을 바른 뒤 손을 깨끗이 씻어 주세요. 약이 묻은 채로 눈을 만지거나 입 근처에 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테르비나핀뿐 아니라 라미실에 포함된 벤질알코올 역시 피부 자극의 원인이 돼서 계속 사용한다면 피부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만일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약을 중단하고 의사, 약사와 상의해 주세요.

가족 중 어린 자녀가 있다면 라미실크림을 바른 부위에 아이가 접촉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피부를 통해 흡수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비롯한 물건을 입에 넣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테르비나핀은 모유 중에 분비되기 때문에 수유기에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라미실크림은 전신 부작용은 거의 생기지 않습니다. 라미실크림을 바른 뒤 혈장 농도를 측정했는데 거의 성분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결과11)는 외용제 사용이 매우 안전한 것임을 말해줍니다.

무좀약을 사용하면 무조건 간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국소외용제, 특히 크림제형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도 거의 나타나지 않아서 꾸준히 외용제를 쓰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매우 넓은 부위나 화상, 상처 부위에 라미실 크림을 바르면 전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주세요.

약을 사용하는 경우 일반적인 부작용이라고 하더라도 제형에 따라 전혀 나타나지 않거나 생각하지도 못한 반응이 나타나기도 해요. 어떤 약이라도 사용 전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게 약을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것, 절대 잊지 마세요!

※ 참고자료

1)‘여름 휴가철, 발병률 높은 눈, 피부질환 주의하세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년 8월 5일 보도자료.

2)‘고온 다습한 여름철, 곰팡이균이 좋아하는 신체 부위는?’ 엠디저널 2017년 7월 5일 기사

3)『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 Korea.com(2020)

4)『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 Korea.com(2020)

5)‘손발톱무좀 치료제 강자 주블리아… 경구 제네릭 출시 예상’ 히트뉴스 2021년 3월 2일 기사

6)라미실은 테르비나핀 대표 약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상품명으로 기재하였습니다. 테르비나핀 외용제의 부작용은 라미실 크림, 무조날 크림 등 성분이 같다면 동일합니다. 

7)약학정보원 홈페이지

8)‘[이상준 원장의 피부 이야기] 연고 한꺼번에 많이 바르면 흡수 안돼’ 2008년 3월 7일 기사

9)https://www.medicines.org.uk/emc/medicine/21037/SPC/Lamisil+Cream/#gref

10)‘삼일 티어실원스, 약사 선호 1위 원스 제형 무좀약’ 데일리팜 2020년 6월 25일 기사

11)Update on terbinafine with a focus on dermatophytoses(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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