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1~3달 간격 투여 ‘장기지속형주사제’ 효과 입증
조현병, 1~3달 간격 투여 ‘장기지속형주사제’ 효과 입증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5.31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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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연구팀 “약물 임의중단 예방, 주사제로 치료 성공률 높일 것”

최근 1~3달 간격으로 주사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장기지속형주사제의 효능이 입증돼 약물복용 순응도가 낮은 조현병환자들의 문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31일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와 주성우 전문의가 조현병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항정신병 약물치료양상 분석 결과, 장기지속형주사제가 경구용 약물을 복용했을 때보다 치료중단율이 약 36% 낮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총 4만4396명의 조현병환자를 대상으로 항정신병약물의 종류에 따른 재발 위험률과 치료중단율을 분석했다.

이전에도 조현병환자의 항정신병 약물치료에 관한 연구들이 있었지만 소규모를 대상으로 짧게 이뤄진 연구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환자들에게 직접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실제 조현병으로 장기간 진료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항정신병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 중 장기지속형주사제 투여군와 약물 복용군을 비교한 결과 장기지속형주사제 투여군이 약물 복용군보다 치료 중단율이 약 36% 낮았다고 밝혔다.

장기지속형주사제를 투여한 경우와 약물에 노출되지 않은 경우를 비교한 결과에서는 장기지속형주사제가 재발 위험률을 약 71%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두 가지 이상의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한 병합요법과 단독요법을 비교한 결과 병합요법과 단독 법의 치료 중단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병합요법이 단독요법에 비해 재발 위험을 약 1.5배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작용 발생위험 증가 및 약물 간 상호작용에 대한 우려로 병합요법을 시행하는 것을 꺼려왔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병행요법의 치료 중단율이 단독 요법에 비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주성우 전문의는 “조현병 치료를 위해 경구용 약물을 처방하는 경우 환자가 실제로 약을 잘 복용하는지 확인이 어렵고 임의적인 약물 중단도 많아 재발의 원인이 된다”며 “반면 장기지속형주사제는 한 달 혹은 세 달 주기로 1회만 투여하면 효과가 지속돼 매일 복용해야 하는 경구약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조현병환자들의 진료 현장에 장기지속형주사제를 적극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며 “장기지속형주사제를 통해 조현병 치료의 성공률은 높이고 재발률은 낮춰 환자와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Psychologic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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