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체와 함께 하는 미남미녀 따라잡기] 코로나 시대 늘어난 ‘장누수증후군’
[대비체와 함께 하는 미남미녀 따라잡기] 코로나 시대 늘어난 ‘장누수증후군’
  • 박민수 대한비만미용체형학회 공보이사(가정의학과 전문의·서울ND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6.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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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대한비만미용체형학회 공보이사(가정의학과 전문의·서울ND의원 원장)

최근 병원에 장염으로 내원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사실 장염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일 때가 많다.

장누수증후군은 말 그대로 장에 물이 새는 듯한 증상이다. 장관점막 세포는 단일세포층으로 세포 사이가 일정한 간극을 유지하고 있지만 어떤 자극이나 손상으로 인해 이 세포 사이의 치밀 결합이 약해져 그 사이가 벌어지면 평소 잘 투과할 수 없었던 고분자 물질들이 쉽게 오갈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장누수증후군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도 ‘장관 투과성 증가상태(the state of increased intestinal permeability)’이다.

장누수증후군이 생기면 복통과 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가스 과다 배출, 변비, 묽은 변이나 설사 등의 소화기증상을 비롯해 식은땀, 만성피로, 식욕 부진 등의 증상이 생기고 감기나 방광염, 질염 등이 자주 발생한다. 관절통이나 근육통, 호흡곤란과 천식증상도 심해진다. 정신적으로도 불안·초조함, 우울증, 기억력 감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이때 생기는 장내 염증 반응은 단지 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혈관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 전신 염증, 만성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알레르기 증상이나 자가면역질환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장내에 존재하는 몇 가지 유익균은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하는 면역억제반응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면역과민반응을 촉진하는 세균은 많은 반면 장내 유익균이 부족하면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결국 알레르기질환을 다스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장내 미생물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유독 장염과 장누수증후군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 이후 사람들의 활동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걷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면 장의 활력도 떨어진다. 이것이 장 건강이 위협받는 첫 번째 원인이다.

여기에 코로나 유행으로 가뜩이나 높아진 스트레스를 음식으로 푸는 일이 많아졌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과식, 폭식, 탄수화물 과다 섭취 같은 식습관을 반복하다 보니 장 건강이 더욱 나빠지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커진 스트레스 자체도 장 건강을 위협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다. 장과 가장 밀접하게 이어진 장기인 뇌가 불안하고 힘들 때 장 역시 따라서 나빠지는 것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와 각종 환경오염의 증가도 장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장에 분포하는 장내세균숲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의 70%가 모여 있는 그야말로 면역의 첨병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대장균 등의 세균이 500~1000종 가까이 존재한다. 그 수가 무려 100조~1000조개에 이른다. 정말 작은 우주라고 할 수 있다.

장내세균은 흔히 ‘유익균’ ‘유해균’ 둘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간균’들로 이뤄져 있다. 건강한 장에는 유익균이 유해균보다 훨씬 많다. 건강한 장내세균숲은 유익균과 유해균이 대략 85 대 15 정도의 비율을 이룰 때를 말한다. 이름처럼 유익균은 면역과 건강을 지키는 반면 유해균은 우리 면역력을 갉아먹는 적이다. 따라서 장내세균숲을 잘 관리하는 것이 면역력의 교두보가 된다.

또 역으로 장내세균숲이 파괴되고 유해균이 증식하면 면역력 저하는 물론, 장벽이 약해지는 장누수증후군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음식을 통해 들어온 각종 세균, 바이러스, 환경호르몬, 중금속, 유해물질이 그대로 장 점막을 통해 몸 안에 스며들게 된다.

또 우리는 계속 음식을 섭취하기 때문에 음식물이 만들어내는 유해물질 역시 계속 장에 쌓이게 된다. 특히 유해균이 음식물을 분해할 때 발생시키는 유해물질과 가스독소는 장에 지속적으로 염증반응을 유발한다. 장내세균숲이 건강하지 못하면 염증반응이 더 많아지고 알레르기증상이나 자가면역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심할 경우에는 배가 아프거나 속이 더부룩해지는 정도가 아니라 장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장누수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장누수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운동, 스트레스, 각종 오염물질 등을 꾸준히 관리해야겠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통제하기 쉬운 변수인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장 건강에 좀 더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섭취하는 것이다. 다음주에는 장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인 음식들을 자세히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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