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불순도 내분비내과 치료를? ‘뇌하수체 종양’ 아시나요
월경불순도 내분비내과 치료를? ‘뇌하수체 종양’ 아시나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6.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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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과다 분비되는 뇌하수체 선종… 90% 이상 차지
월경불순, 무월경 등도 주증상…내분비내과 진료도 고려

뇌하수체는 우리 몸의 ‘호르몬 관제탑’으로 불린다. 뇌의 시상하부 명령을 받아 여러 장기의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곳이 병들기라도 하면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서 몸에 여러 이상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뇌하수체를 병들게 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이곳에 종양이 자라는 것. 이 중 90% 이상이 뇌하수체 선종으로 특정 장기의 호르몬이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고 과다분비되면서 다양한 이상증상이 나타난다. 호르몬 중에서도 ▲유즙분비호르몬 ▲성장호르몬 ▲부신피질호르몬이 과다분비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중 가장 흔한 것은 유즙분비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는 경우다. 프로락틴선종이라고도 하며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35~40%를 차지한다. 여성은 무월경과 불임, 유루증(임신·출산하지 않은 여성에서 젖이 나오는 것)이, 남성은 성욕감소와 발기불능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종양이 커지면서 두통과 시야장애도 동반할 수 있다. 프로락틴선종은 약물치료를 통해 프로락틴을 낮추고 종양의 크기도 줄일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노은 교수는 “프로락틴선종은 난임치료를 받다가 알게 돼 뒤늦게 내분비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다”며 “월경불순 또는 무월경이 생기거나 임신이 어려울 경우 내분비내과를 방문해 프로락틴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하수체 종양은 생소하지만 전체 뇌종양의 10~15%를 차지하는 흔한 질환이다. 특히 월경불순 또는 무월경 등의 증상이 있는 여성은 호르몬 이상을 염두에 두고 내분비내과 진료도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성장호르몬이 과다분비돼 발생하는 말단비대증도 전체 뇌하수체 선종의 약 15~20%를 차지한다. 특히 30~40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고 알려졌다. 머리, 턱 등이 커지면서 얼굴 모습이 변하고 피부는 두꺼워지고 주름살은 깊어진다.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진상욱 교수는 “특히 말단비대증은 외적인 변화를 넘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심혈관질환의 발생위험이 높다”며 “심혈관질환 합병증과 이로 인한 사망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단비대증의 일차적 치료는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 방사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부신피질호르몬이 과다 분비돼 발생하는 쿠싱병은 뇌하수체 선종의 약 10~15%를 차지한다. 월상안(얼굴이 둥글게 변하는 것), 물소혹(물소의 목덜미처럼 목 뒤에 지방이 차오르는 것), 중심비만 등의 변화가 나타나며 피부가 얇아지면서 쉽게 멍이 든다. 또 고혈압,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발생위험이 높아져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일차적인 치료지만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완전히 제거하기 힘든 경우 약물치료나 방사선치료를 시행한다.

노은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종양에 대한 수술적 접근뿐 아니라 호르몬 분비와 관련한 내분비내과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상욱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따로 예방법이 없어 스스로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인에게서 외모가 변했다는 얘기를 듣거나 ▲손에 잘 들어가던 반지가 갑자기 안 들어가는 경우 ▲잘 신던 신발이 안 맞는 경우 ▲젖이 나와야 할 상황이 아닌데도 속옷에 하얗게 젖이 묻어 나오는 경우 등 이상증상이 있다면 내분비내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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