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호르몬의 반란 ‘무월경’…원인 빨리 찾아야
여성호르몬의 반란 ‘무월경’…원인 빨리 찾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6.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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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호르몬 불균형 상태…건강 이상신호로 봐야
장기간 지속 시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등의 위험↑
원인 빨리 찾고 그에 맞는 치료·관리 적극 나서야
무월경은 단순히 생리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호르몬이 불균형해진 상태를 의미한다. 장기간 이 상태가 지속되면 여성호르몬 의존성 종양,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높아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월경은 한 달에 한 번 진한 고통을 안기지만 여성 건강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특히 단순히 월경이 불규칙한 것을 넘어 월경이 장기간 멈춘 무월경 상태라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월경은 여성의 호르몬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 무월경은 그 자체로 여성호르몬 균형이 깨진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일차성 vs 이차성…지나친 스트레스 등도 영향

보통 건강한 여성의 정상적인 월경주기는 28일 정도이며 기간은 2~7일 정도다. 무월경은 3번의 월경주기 동안 또는 6개월 이상 월경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무월경은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구분한다. 일차성 무월경은 월경을 시작할 것으로 생각되는 나이가 지난 후에도 초경이 없는 것이다. 체질적으로 초경을 늦게 할 수도 있는데(생리적 지연) 이 경우 시간을 두고 관찰하면 늦더라도 16~18세 사이에는 월경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호르몬, 자궁, 난소이상 관련 질환도 일차성 무월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차성징 진행이나 키 성장에도 문제가 있다면 조기에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차성 무월경은 초경 이후 임신이나 자연적 폐경이 아님에도 월경을 하지 않는 것이다. 여성의 월경은 뇌의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로 이어지는 호르몬 조절 축에 이뤄지는데 스트레스 과다, 급격한 체중변화, 식이장애, 수면장애, 극심한 신체활동 등의 원인으로 이 호르몬 조절 축이 흔들리면 월경을 건너뛸 수 있다.

이는 바쁜 현대 여성 누구나 경험하는 증상이며 실제로 이차성 무월경의 약 30%는 이러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문제는 생활습관 개선, 일시적으로 혼란스러워진 호르몬 교정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불균형한 호르몬 장기간 노출…여러 질환위험↑

반면 무월경의 절반 이상은 적극 치료받아야 하는 원인들이 숨어있다고 알려졌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정인철 교수는 “무월경은 그 자체로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진 상태로 어떤 원인에 의한 무월경이든 장기간 방치해선 안 된다”며 “불균형한 호르몬에 장기간 노출되면 특정 장기에서 여성호르몬 의존성 종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찍 감소해버린 여성호르몬은 심뇌혈관질환, 골다공증, 노년기 치매 등의 질환위험도 높인다”고 말했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이차성 무월경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호르몬 축 자체의 이상이 생기거나 ▲호르몬 축의 기능을 방해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호르몬 축 자체 이상으로는 시상하부, 뇌하수체, 난소 자체가 손상되거나 조기난소부전 등 난소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비정상적인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종양 등이 있다.

호르몬 축의 기능을 방해하는 원인들로는 간부전이나 콩팥부전 같은 심각한 전신질환, 유즙분비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부신호르몬 등 다른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들의 이상과 다낭성난소증후군 등이 있다.

특히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월경이 불순하거나 무월경의 여성에서 흔한 질환이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김용진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남성호르몬이 과다분비돼 배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질병으로 당뇨병이나 대사이사증후군과 연관성이 높다”며 “심한 경우 배란장에 의한 불임이나 지속적인 에스트로겐 호르몬 노출에 의한 자궁내막증식증과 자궁내막암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월경 해당하면 빠른 진료 필요

무월경은 이처럼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3번의 월경주기에 해당하는 기간 또는 6개월 넘게 월경이 없다면 꼭 병원을 방문해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인철 교수는 “무월경은 간단하게 약을 복용하거나 주사치료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불균형한 호르몬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들을 예방할 수 있다”며 “특히 추가적인 검사와 치료, 시술이나 수술 등을 필요로 하는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이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무월경이라는 증상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월경 예방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김용진 교수는 “무월경 역시 올바른 생활습관이 뒷받침돼야 예방할 수 있다”며 “규칙적이고 무리하지 않는 운동, 삼시 세 끼 골고루 챙겨 먹는 식습관, 하루 7시간 이상의 수면시간 등을 지키는 것이 자궁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며 특히 자녀 계획이 있는 예비 엄마라면 산전검사를 통해 미리 자궁상태와 배란주기를 체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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