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가족력’ 있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유방암 가족력’ 있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7.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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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가족 많을수록, 진단 나이 어릴수록 위험도↑
가족력 있다면 유전자검사로 BRCA유전자 변이도 체크
약물, 수술 등 예방치료로 유방암 발생위험 낮출 수 있어
유방암은 가족력이 있어 이에 해당하는 경우 유방암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전체 유방암의 5~10%는 유전적변이(BRCA유전자 변이) 대물림으로 발생하는 유전성유방암으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여성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癌) 유방암. 어머니가 유방암이라면 딸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가족력이 있는 젊은 여성들은 걱정이 앞선다. 실제로 보고된 바에 따르면 한 여성의 1도 가족인 어머니, 딸, 자매가 50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린 경우, 그 여성의 유방암 발생확률은 가족력이 없는 경우보다 2배 정도 높다고 알려졌다.

특히 유방암 발생위험은 유방암 진단 가족 수가 많을수록 올라간다. 란셋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20대 건강한 여성의 유방암 평생위험도(20세까지 건강했던 여성이 80세까지 유방암에 진단될 확률)는 가족력이 없는 경우 7.8%, 가족력이 1명 있을 때는 13.3%, 2명 있을 때 21.1%로 추정된 바 있다.

1명의 1도 가족이 더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진단된 경우에도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예를 들면 어머니가 60대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보다 40대에 진단받은 경우 딸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 것이다.

■BRCA유전자 변이 있으면 유방암·난소암 발생위험↑

이렇게 유방암이 한 가족 내에 여럿 발생할 때 의심해볼 수 있는 것이 유전적 변이다. 유방암 발생위험을 높이는 유전자는 다양한데 이 중 BRCA1과 BRCA2 유전자가 유전성유방암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BRCA1·2 유전자는 본래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으면 암을 일으키는 외부 자극에 취약해지면서 특히 유방암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졌다.

강동경희대병원 외과 한상아 교수는 “BRCA1과 BRCA2 유전자 변이는 아들, 딸 구분 없이 50%의 확률로 자녀에게 대물림되며 이 경우 가족 중 여러 사람이 유방암 진단을 받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며 “가족력이 없어도 양측 유방암, 여러 종류의 암이 한 사람에서 생기거나 삼중음성 유방암 등 다양한 양상으로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난소암, 췌장암, 전립선암 위험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BRCA1·2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경우 일생 동안 유방암 발생위험은 70~80%, 난소암 발생위험은 30~40%에 달한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확인…무조건적인 유전자검사는 X

따라서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자검사를 통해 BRCA1·2유전자 변이 보유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는 혈액검사로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대림성모병원 김성원 이사장·유방센터장은 “검사방법은 간단하지만 유전자검사는 반드시 유전상담을 통해 BRCA유전자 변이 확률이 높은 경우를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BRCA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밝혀진 환자의 가족 ▲유방암, 난소암, 전이성전립선암, 췌장암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환자 ▲만40세 이하에서 유방암이 발병한 환자 ▲만60세 이하에서 삼중음성 유방암이 발병한 환자 ▲유방암과 함께 난소암 또는 췌장암이 발병한 환자 ▲양쪽 유방 모두 유방암이 발병한 환자에서 권고된다”고 설명했다.

■약물, 수술 등으로 암 발생위험↓…수술은 신중히 결정

다행히 유방암 발생 전 BRCA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면 약물, 수술 등의 예방치료를 통해 암 발생위험을 낮출 수 있다.

약물치료의 대표적인 방법은 예방적 항호르몬제(타목시펜)와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 타목시펜은 유방암을 50%, 피임약은 난소암을 50%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예방적 차원에서 아직 암이 생기지 않은 유방과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가 선택한 바로 그 방법이다.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이 많았던 안젤리나 졸리는 BRCA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을 90% 이상,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난소암 85%, 유방암 50%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다만 예방적 절제술을 받아도 암 발생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한상아 교수는 “피부에 잔존하는 미세한 유선조직 때문에 차후에 유방암이 발생할 확률이 5% 정도 된다”며 “이 확률은 위험인자가 없는 보통사람의 유방암 평생위험도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수술은 한 번 하면 되돌릴 수 없기에 환자의 연령, 결혼 및 출산계획, 현재의 건강상태, 심리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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