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심장질환 오기 전에도 ‘어지럼증’ 반복된다
뇌졸중·심장질환 오기 전에도 ‘어지럼증’ 반복된다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1.07.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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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병원 최광동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후순환 뇌졸중·심장질환 어지럼증 특성 분석
심장성 어지럼증 진단기준 세계 최초 제시
이번 연구는 책임저자인 부산대병원 신경과 최광동 교수를 중심으로 한 다기관 연구로 진행됐으며 ▲제1저자로는 부산대병원 순환기내과 안진희 교수, 계명대동산병원 신경과 김현아 교수 ▲공동저자로는 계명대동산병원 신경과 이 형 교수‧심장내과 박형섭 교수, 부산대병원 신경과 최서영 교수, 양산부산대병원 신경과 최재환‧오은혜 교수, 울산대병원 신경과 박지윤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지수 교수가 참여했다.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어지럼증. 하지만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처럼 촌각을 다투는 질환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그간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후순환 뇌졸중과 심장질환에 의한 어지럼증 특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발표됐다. 부산대병원 신경과 최광동 교수팀의 연구로 이들은 세계 최초로 심장성 어지럼증의 진단기준도 제시했다.

어지럼증의 원인은 주로 전정계의 기능장애로 꼽힌다. 전정계는 귀의 말초 전정계와 뇌의 중추 전정계로 나뉘는데 이들은 후순환부 혈관에서 혈액을 공급받는다. 따라서 이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가 필요로 하는 혈액을 공급받지 못하면서 뇌졸중이 발생한다. 뇌졸중의 후유증과 사망 예방을 위해서는 조기발견·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특히 후순환 뇌졸중에 관해서는 그간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최광동 교수팀은 총 447명의 후순환 뇌졸중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55명(12%)이 뇌졸중 발생 전 3개월 이내 다양한 어지럼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지럼증은 주로 뇌졸중 발생 1~3개월 전(51%)과 1주 이내(33%)에 발생했다. 어지럼증은 대부분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의 어지럼증이었으며 수 초(55%) 또는 수분(38%)간 지속되는 특징이 있었다.

최광동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서처럼 뇌졸중 발생 전에는 반복적 어지럼증이 선행될 수 있다”며 “이에 적절하게 대처한다면 후순환 뇌졸중 예방은 물론, 조기발견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지럼증은 뇌졸중과 심장질환 발생 전에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으로 각 특징을 알아두면 뇌졸중과 심장질환예방은 물론, 조기진단·치료에도 큰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한편 어지럼증은 심장질환과도 연관이 깊다. 심장질환은 대부분 실신을 일으키는데 심장성 실신은 뇌졸중, 급사, 실신으로 인한 외상 등 중대한 합병증을 일으켜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심장성실신 초기에는 의식소실 없이 어지럼증만 있는 경우가 많아 조기진단이 어렵고 현재까지 심장성 어지럼증의 특징 또한 많이 연구된 바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광동 교수팀이 심장성 어지럼증의 특성과 이를 통한 진단기준을 세계 최초로 제시했다.

총 72명의 참가 환자 중 전정기능검사 및 심장기능검사를 완료한 27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어지럼증으로 확진된 환자는 63세부터 88세까지 모두 고령이었다. 약 절반의(52%) 환자들은 의식소실 없이 재발성 어지럼증만 경험했고 37%에서는 의식소실 발생 수일에서 수년 전부터 재발성 어지럼증의 병력을 갖고 있었다.

또 어지럼증은 지속시간이 수 초(93%), 수 분(7%)으로 매우 짧은 특징이 있었고 가슴답답함, 심계항진, 두통, 팔 경련 등의 내과적, 신경과적 증상들이 약 70%의 환자에서 동반됐다. 심장성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심장질환은 서맥부정맥(bradyarrhythmia, 89%)이었고 그 외 허혈성심장질환(7%)과 빈맥부정맥(4%)에 의해서도 발생했다.

이를 토대로 연구팀은 아래와 같인 심장성 실신의 진단기준을 제시했다.

<심장성 실신 진단기준>

1) 재발하는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 어지럼증     

2) 60세 이상

3) 어지럼증 지속시간이 1분 이내                   

4) 어지럼증 발생시 심장이상의 증명

5) 관련 심장질환 치료 후 어지럼증의 호전의 각 항목을 모두 만족하면 명백한(definite) 심장성 실신으로

  ① 한 번 이상의 회전성 또는 비회전성 어지럼증

  ② 어지럼증 지속시간이 5분 이내

  ③ 심장질환 증명의 각 항목을 만족하면 가능한(probable) 심장성 실신으로 진단할 수 있다.  

최광동 교수는 “심장성 실신이 발생하기 오래전부터 대부분 환자에서 재발성 어지럼증이 선행하기 때문에 제시한 진단기준을 진료실에서 활용한다면 심장성 실신의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심장성 어지럼증의 진단율을 보다 향상하기 위해 휴대폰 연동 휴대용 심전도 장치를 활용, 다기관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편 후순환 뇌졸중 발생 전의 어지럼증 특징을 분석한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뇌졸중(stroke)에, 심장성 어지럼증의 진단기준은 신경학저널(Journal of Neur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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