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CP면역치료’로 난치성원형탈모 맘고생 끝~!
‘DPCP면역치료’로 난치성원형탈모 맘고생 끝~!
  • 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7.21 19:29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난치성원형탈모환자 3人을 만나다

DPCP(Diphenylcyclopropenone;다이페닐사이클로프로페논)면역치료는 난치성원형탈모에 있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됐다.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많은 나라에서 DPCP치료의 유효성을 인정해 치료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화학물질로 분류돼 환자치료에 제한이 있다. 의료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에 묶여 환자의 치료기회가 박탈되고 있는 것.

난치성탈모환자에게 DPCP치료는 마지막 희망이다. 이에 녹록지 않은 의료환경에서도 오직 이들의 치료를 위해 용기를 내는 헌신적인 의사들이 있어 난치성탈모환자들은 완치의 꿈을 꾸게 됐다. 이것이 DPCP치료를 옭아매는 낡은 제도가 고쳐져야 하는 이유다.

DPCP면역치료로 난치성탈모를 성공적으로 극복한 환자들의 솔직한 얘기를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다. 이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환자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될 것이다.

한정선 기자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선미(가명, 환아母) : 경기도에 살고 있으며 8살 딸이 2019년 10월에 원형탈모로 진단받았습니다. 처음엔 DPCP약물농도 조절 때문에 2주에 한 번 치료받다가 지금은 2달에 한 번씩 병원에 가고 있습니다.

이지혜(가명, 26세) : 서울에 살고 있으며 2018년 10월에 원형탈모로 진단받아 현재 8주 간격으로 DPCP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김옥선(가명, 45세) : 경기도민으로 2016년에 원형탈모진단을 받고 1년도 안 돼 전신탈모가 됐습니다. 지금은 2달에 한 번 DPCP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정선 기자 : 탈모진단 후 어떻게 치료 받으셨나요.

강선미 : 동네 소아과에 다니다가 탈모가 급격히 진행돼 인근 대학병원 피부과에서 심리상담 후 놀이치료를 병행하면서 스테로이드연고를 처방받았지만 탈모가 점점 심해졌습니다. 이후 인근 대학병원의 교수님을 만나 현재 DPCP치료 중입니다.

이지혜 : 처음엔 개인병원에서 스테로이드제로 치료받았지만 효과가 없어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 치료 중입니다.

김옥선 : 동네 피부과에서 원형탈모 부위에 주사를 맞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인근 대학병원의 교수님을 만나 면역억제제와 스테로이드약을 1년 넘게 복용했지만 부작용이 너무 심해 2018년 3월 DPCP치료를 시작해 2019년 6월부터 머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치료 전(A), 한쪽 DPCP 치료 4개월 후(B), 전체 DPCP 치료 6개월 후(C). 출처 : 미국피부과학회지(J Am Acad Dermatol) 2001;44:73-6

한정선 기자 : 치료를 위해 시간적·경제적으로도 많은 투자를 했을 텐데 어려움은.

강선미 : 맞벌이부부라 병원진료나 심리치료 가는 날은 근무시간을 빼서 방문해야 했고 아이가 어려 놀이치료와 병행하다 보니 놀이치료비용이 회당 10만~12만원에 달해 경제적 부담이 매우 컸습니다.

이지혜 : 처음엔 2주에 한 번씩 치료받아야 했기 때문에 매번 월차를 쓰고 병원가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김옥선 : 병원 외에 다른 것은 일체 도움이 안 된다고 해서 특별히 투자한 것은 없습니다.

한정선 기자 : DPCP치료는 언제 시작했으며 효과를 경험했을 때의 기분은.

강선미 : 작년 7월부터 DPCP치료를 받으면서 아이의 머리카락이 자라는 것을 보며 ‘이제 다 끝났구나!’ 싶어 정말 뛸 듯이 기뻤습니다. 만일 처음부터 DPCP치료를 했다면 아이나 저나 맘고생을 덜했을 텐데 그동안 허비한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이지혜 : 2019년 10월부터 DPCP치료를 시작했는데 정말 머리카락이 한 가닥도 남지 않고 다 빠진 상태였습니다. 치료 후 2020년 5월부터 솜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원형탈모 발병 후 솜털조차 난 적이 없었던 터라 희망이 생겼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빠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김옥선 : 2018년 5월부터 DPCP치료를 시작해 만3년이 넘었습니다. 원형탈모약을 먹었을 때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이 나긴 했지만 부작용으로 얼굴이 붓고 체중도 10kg이나 늘었습니다. 이후 DPCP치료 중 가끔 수포와 물집, 가려움증이 생겼지만 약의 부작용에 비하면 미미했습니다. DPCP치료를 통해 머리카락이 자라는 경험을 하면서 자존감을 생기니 힘이 났습니다.

(왼쪽부터) 치료 전, 한쪽 DPCP 치료 후, 전체 DPCP 치료 후. 출처 : 영국피부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 1996;  135:581-585.

한정선 기자 : 현재 DPCP치료가 가능한 곳이 많지 않은데요. 만일 법제도 때문에 앞으로 DPCP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강선미 : 현재 DPCP치료로 효과를 보고 있어 다른 방법은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이지혜 : 원형·전두탈모치료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봤지만 유일하게 DPCP로 효과를 봤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찾겠습니다.

김옥선 : DPCP가 말 그대로 제 머리카락을 붙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 DPCP치료를 할 수 없게 돼 머리카락이 또 빠진다면 삶을 포기할 것 같습니다.

한정선 기자 : 환자를 위해 DPCP치료를 해주는 교수님께 한 말씀 드린다면.

강선미 : DPCP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저 같은 탈모환아의 부모나 탈모환자들에게 DPCP치료는 정말 절실합니다. 아이가 큰 고생 없이 바르는 것만으로도 탈모를 치료할 수 있게 해주신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지혜 : 여러 대학병원을 방문했지만 DPCP가 나라에서 승인받지 못해 치할료 수 없다는 말만 듣다가 좌절했었는데 다행히 DPCP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반응이 오기까지 7개월 걸렸는데 포기하지 않고 농도를 조절해가며 치료에 힘써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김옥선 : DPCP가 법적 제한이 있어 약부터 권하신 것 같은데 처음부터 시도했다면 치료가 더빨리 끝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전 지금도 약을 끊고 DPCP치료를 진행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DPCP치료를 시작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12세 소아환자의 치료 전(A), 치료 4개월 후(B), 치료 8개월 후(C). 출처 : 알러지면역학 임상리뷰(Clinic Rev Allerg Immunol) 2018;54:68–87.

한정선 기자 : DPCP치료와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강선미 : 흔히 탈모는 치료방법이 없다고들 하는데 저희 아이는 DPCP치료로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효과적이고 바르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방법이 있는데 왜 이게 합법이 아닌지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탈모환자들이나 탈모아이들의 부모를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합법화시켜 치료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법제화에 힘을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지혜 : 치료비용이 그렇게 부담스럽지도 않고 치료효과도 높아 하루빨리 합법화돼 자유롭게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김옥선 : 병원에 가면 어린아이들이 전신탈모로 오곤 합니다. 또 사는 지역에서 치료를 못해 먼 길을 오는 분도 많습니다. 다행히 저는 주사나 약보다 효과가 뛰어난 DPCP치료로 평범하게 다시 살게 됐습니다. 오히려 부작용이 많은 다른 탈모치료법보다 DPCP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전국의 원형탈모환자들이 DPCP치료를 찾아 멀리 다니지 않게 해주세요. 탈모는 더 이상 몇 사람만의 병이 아닙니다.

한정선 기자 : 원형탈모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한다면.

강선미 : 아이 친구들이 대머리라고 놀리고 어른들이 ‘어디 아픈 아이인가?’라고 속닥거릴 때마다 ‘탈모가 생긴 게 내 탓인가? 아이가 혹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하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DPCP치료로 효과를 보고 있어 지금은 머리카락이 빠져도 다시 자랄 거라는 희망이 생겼어요. 탈모는 치료할 수 있습니다. 힘내세요!

이지혜 :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 꾸준히 도전하세요. 저도 7개월간 농도조절만 하다가 포기하려 했을 때 머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머리가 다 자라서 2달에 한번 미용실에서 헤어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옥선 : 저는 다시는 머리카락은 물론 눈썹 등 몸에 나는 모든 털이 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비록 눈썹이 나는 속도는 더디지만 풍성해진 머리카락을 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있습니다. 탈모가 나에게 올 줄 꿈에도 몰랐듯이 희망도 어느 날 갑자기 다가왔어요. 희망을 잃지 마세요. 저처럼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한주영 2021-07-25 16:08:52
남편과 두아들도 치료받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