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멸치엔 젊은 세대도 푹~ 빠질 겁니다”
“거제멸치엔 젊은 세대도 푹~ 빠질 겁니다”
  • 양정원 기자 (7toy@k-health.com)
  • 승인 2021.07.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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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재헌 거제도 외포멸치 대표

· “거제멸치 젊게 만들겠다” 당당히 선언한 거제청년
· 패키징에 신사옥까지…젊은 감각 듬뿍 담아 세련미↑
· 한국·일본 이어 독일 디자인어워드 수상 영예도

정재헌 대표는 “생산과 포장 등 제품 전반에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젊고 신선한 감각을 더해 멸치가 얼마든 젊은 세대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는 식품이라는 것을 거제멸치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을 내세운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지속가능경영)가 화두다. 이에 환경단체는 물론, 기업과 미디어가 앞장서 죽어가는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 비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할 것 없이 플라스틱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조선업, 관광업과 함께 거제를 대표하는 3대 산업인 수산업계에서도 친환경 경영이 대세다. 최근 기자와 만난 정재헌 거제도 외포멸치 대표도 그중 한 사람. 거제도 외포멸치(이하 ‘외포멸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위생시설을 갖추고 있는 친환경 멸치가공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음압시설을 운영함으로써 세균과 미생물을 아예 원천 차단하고 있다. 멸치라는 제품 특성상 바다에 떠다니는 자연 부유물, 어획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미세 금속물의 처리를 위해 최소 다섯 차례 이상 여과, 두 차례 이상의 마그네틱 흡착처리를 실시하는 등 엄격한 관리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 패키지도 비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환경부담을 최소화한 생분해성 자재, 크라프트 베이스의 포장방식을 활용 중이다.

정재헌 대표는 “해양환경에 대한 책임감, 사회적 책무를 다함으로써 고객들에게 신뢰, 믿음을 부여하는 기업이 되고 싶었다”며 “이러한 우리 회사의 철학이 특별하다기보다 자연스러운 기업문화로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신개념 멸치공장, 지역명물로 자리매김

정재헌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다시 고향 거제로 돌아와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았다. 유년시절부터 거제에서 자연스럽게 멸치조업, 가공과정을 지켜봤다는 정재헌 대표는 “이 일은 내 삶과 함께 해야 할 필연이라고 생각했다”며 “수년간 쌓아온 생각들을 현실에 적용하고 발전시켜오면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특히 외포멸치 신사옥은 ‘멸치공장’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세련미를 뿜어낸다. 그의 아이디어로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으로 설계된 신사옥. 실제로 장목면 외포리에 위치한 건물 1층에 들어서면 고급스럽게 장식된 멸치선물세트를 구경할 수 있고 2층에는 시원하게 펼쳐진 거제바다와 함께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마련돼 있다.

외포멸치는 바닷물이 깊고 깨끗한 거제 앞바다에서 자라 오래전부터 그 맛과 품질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업이었던 멸치조업으로 인해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거제멸치’를 모르는 국민이 없었을 정도로 한때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외포멸치 신사옥이 자리 잡은 대계마을이 바로 김 전 대통령 집안이 조업을 하던 곳이다.

정재헌 대표는 “거제멸치가 과거의 명성을 다시 얻는 동시에 미래세대와 함께할 수 있는 식품으로 탈바꿈하는 데 일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이자 사명”이라고 말했다.

정재헌 대표의 남다른 발상과 노력 덕분에 외포멸치는 벌써부터 지역명물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줄면서 지난해 준공된 신사옥의 장점을 마음껏 활용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물론 이 자리에 오기까지 예상치 못한 변수와 어려움도 뒤따랐다. 특히 복잡한 설계, 높은 건축비로 시공과정이 녹록지 않았고 기초단계에서부터 마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정재헌 대표가 직접 챙기면서 마음고생도 많았다고 했다.

정재헌 대표는 “CEO로서의 가치관을 부여하기 위해 쉬운 길 대신 복잡하고 어려운 길을 선택했지만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비록 힘든 과정이 찾아오더라도 앞으로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재헌 대표가 신사옥을 기획하면서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바로 ‘멸치는 젊은 세대와 단절돼 있는 식품’이라는 점이었다. 이러한 발상에서 외포멸치 신사옥은 최대한 젊은 감각을 살려 만들어졌다. 덕분에 젊은 세대들의 발길이 점점 늘기 시작했고 멸치를 구입하는 고객층 또한 넓힐 수 있었다. 

정재헌 대표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외포멸치 신사옥. 멸치공장이지만 누구나 방문할 수 있으며 내부에는 카페도 있어 거제바다를 풍경 삼아 커피 한 잔도 즐길 수 있다. 

 

멸치업계 최초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수상

외포멸치가 단기간 내 시장에서 맛과 품질을 인정받게 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신사옥만큼이나 참신하고 세련된 제품 패키징.

외포멸치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Design Award 2020) 본상을 수상했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미국의 IDEA 디자인 어워드,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IF 디자인 어워드에는 총 56개국으로부터 7300여 개의 작품이 접수됐고 각국 전문가 7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수상작을 선정하는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이밖에도 외포멸치는 2019년 일본 굿디자인 어워드, K-디자인 어워드에서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으면서 멸치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정재헌 대표가 멸치업계 최초로 브랜딩을 시도하면서부터 이 회사는 처음부터 사업을 개척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고 한다. 기존 멸치 구매자로부터 수요 대체를 이루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 우선 멸치의 브랜딩화를 이해시키기 위해선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외포멸치에 주어진 선결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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