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밤…‘하지불안증후군’, 임시방편으론 해결 안 돼
잠 못 드는 밤…‘하지불안증후군’, 임시방편으론 해결 안 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8.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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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 시 수면의 질 뚝…우울증·심혈관질환 등 전신건강 영향
정확한 진단 후 약물치료로 완화 가능…생활습관도 바꿔야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인한 다리 불편감은 움직이면 어느 정도 완화되지만 그때뿐이다. 의심될 경우 신경과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은 후 알맞은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열대야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잠 못 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하지불안증후군환자들이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말 그대로 자려고 누웠을 때 하체에 불쾌한 감각이 느껴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질환이다. 인구의 3.9~14.3%가 앓을 정도로 흔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의 질을 크게 떨어뜨려 방치하면 전신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명확한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꼭 필요한 뇌의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체내 철분 결핍으로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적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다리가 불편한 느낌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부터 ▲간지러운 느낌 ▲터질 것 같은 느낌 ▲잡아당기는 느낌 ▲물이 흐르는 듯한 느낌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들은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심해지고 다리를 움직이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허벅지나 종아리에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되면 몸통, 팔, 손 등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임신, 빈혈, 말기신장질환처럼 철분이 부족한 상경우 증상이 발현되거나 더욱 악화되기도 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는 “어떻게든 다리를 주무르고 움직이다 보면 불쾌감은 다소 완화되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며 “오히려 이 때문에 잠들기까지 오래 걸리고 잠든 후에도 뇌가 각성상태에 빠지면서 수면분절(잠에서 자주 깨는 현상)을 일으켜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낮에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아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주간졸림과 집중력저하 등은 물론, 우울증, 불안장애, 인지기능저하 등 정신건강문제도 동반될 수 있으며 뇌의 스트레스호르몬이 과다분비되면서 고혈압, 심혈관질환 발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의심되면 바로 신경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잘못된 자가치료는 오히려 증상만 악화시킨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약물)을 조절하고 적절한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개선할 수 있다.

윤지은 교수는 “일반적으로 도파민제제를 통한 약물치료를 먼저 시작한다”며 “도파민계열 약물이 효과가 없거나 불면증, 통증 등 다른 증상이 있다면 벤조디아제핀, 항경련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철결핍성빈혈이 동반된 경우 경구 및 주사제로 철분을 공급해줄 수 있고 경구 복용 시에는 비타민C와 함께 하루 3번, 공복 식사 1시간 전에 섭취하면 위장관 흡수를 촉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커피, 차,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 섭취를 피하고 흡연과 음주를 삼가야 한다. 취침 전 샤워, 족욕, 온찜질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한 뒤 가벼운 마사지나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최소 6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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