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 무덥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선선한 바람이 찾아왔다. 옷을 너무 얇게 입었나. 감기 기운이 엄습하자 찬장 위에 타이레놀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약을 유심히 살펴보니 유통기한이 일주일이 지나 있었다.
모두 이런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유통기한을 지난 약을 먹어도 될지, 지금 복용하고 있는 약과 함께 복용해도 될지 등 우리는 매 순간 고민한다. 실제로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하기 위해 여러 약을 한 번에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약도 음식처럼 궁합이 있다. 무분별하게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할 경우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 바로 ‘아스피린과 쌍화탕’이다. 책 제목이 하필 ‘아스피린’과 ‘쌍화탕’인지 의문이 들 것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거 감기에 걸리면 약국에 찾아가면 약사가 쌍화탕과 감기약을 내어줬다. 즉 이 두 약은 일상에서 우리가 쉽게 접하는 대표주자인 셈이다.
우리가 약을 복용할 때는 기대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항상 원하는 효과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작용반작용’이 있듯이 약 역시 의도치 않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가령 ‘페니라민정’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히스타민수용체를 억제해 콧물을 줄여준다. 하지만 자율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졸리고 입이 마르는 등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생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듣는 ‘약사와 상담 후 복용하세요’라는 문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문제는 약사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간혹 약사들은 의도치 않게 환자들에게 볼멘소리를 듣는다.
약사가 건네는 복약지도는 단순 설명이 아닌
환자를 염려하는 마음도 담겨있다.
그만큼 이 책은 의의가 크다. 아스피린과 쌍화탕은 우리가 쉽게 접하는 모든 약을 집대성했다. 목차를 살펴보면 ▲위장 관련 증상 ▲신경·정신 관련 증상 ▲피부 관련 증상 ▲근골격계 관련 증상 ▲심혈관·대사 관련 증상 ▲기타 등으로 나뉘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전문의약품도 다룬다는 점이 인상 깊다. 의사처방이 있어야 복용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의 경우 일반의약품과 비교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이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중간에 다른 질환이 발생했을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필자인 분당 밝은미소약국 배현 약사는 많은 이가 약물부작용이 나타났는데도 이를 모르고 계속해서 약을 먹거나, 불편하다는 등의 이유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의약품설명서를 읽지 않는 당신, 또는 평소 약사의 지도를 흘려듣는 당신,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부작용으로 고생하고 있는 경우 이 책을 통해 ‘복약지도’를 복습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