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구강세균 푸소박테륨’, 대장암 진단·치료 유용성↑
[특별기고] ‘구강세균 푸소박테륨’, 대장암 진단·치료 유용성↑
  • 이경원 SCL(서울의과학연구소) 아카데미 원장(진단검사의학과)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8.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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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 SCL(서울의과학연구소) 아카데미 원장(진단검사의학과)

최근 국가암등록 통계결과 대장암은 국내에서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2018년 한 해 새로 대장암을 진단받은 환자수만 2만7000여명에 이른다. 국내의 경우 남성에서는 2위, 여성에서는 3위를 차지할 만큼 흔한 악성 종양이다.

대장암의 원인은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지만 유전적요인과 육류 과다섭취, 비만, 흡연, 음주 등이 유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미생물과 암 발생 간의 연관성이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종양의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이 종양 면역은 물론, 면역치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새로운 암 치료법 등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12년에 대장암과 장내 미생물(gut microbiota)과의 연관성을 처음 보고한 캐나다와 스페인의 두 개 연구(Genome Research 2012a, b)에 의하면 대장암환자의 암조직과 주변 정상 조직을 조사한 결과, 사람의 입 속에서 주로 발견되는 푸소박테륨(Fusobacterium)이 암조직에 특이하게 많이 분포돼 있음을 확인했다. 그후 푸소박테륨이 대장에 염증반응을 유발시킴으로써 종양 형성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2017년 하버드 대학 연구(Science 2017)에서는 대장암에서 간으로의 암세포 전이가 푸소박테륨과 연관성이 있고 간암 조직을 쥐에 이종 이식해 여러 번 옮기는 동안 푸소박테륨이 계속 존재하며 항혐기성 약제인 metronidazole로 치료 시 푸소박테륨 수의 감소는 물론, 종양 크기도 감소했음을 보고했다.

지난해 국내 대장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Scientific Reports 2020)에서도 해외 연구와 유사하게 대장암환자의 암조직에서 푸소박테륨 양성률이 매우 높았고(82.1%), 음주와도 연관성이 있음이 보고됐다.

대장암과 박테리아와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국내외 연구결과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어서 앞으로 푸소박테륨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된다면 대장암 진단과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또 미래에 장내 미생물 군집을 프로바이오틱스 등으로 조절해 대장암 발생과 연관된 미생물을 제거할 수 있다면 대장암의 예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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