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단순한 유산균 넘은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시대 개막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단순한 유산균 넘은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시대 개막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9.04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비오비타는 우리나라 최초의 유산균이다. 당시 장 건강과 유산균의 중요성을 빨리 깨달았던 일동제약이 재빨리 시장에 내놓은 것. 이후 국내 유산균시장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최근에는 유산균화장품까지 등장했다. 그동안 먹는 것으로만 인식해왔던 유산균이 정말 피부건강에도 도움이 될까?

유산균은 일반적으로 당을 발효해 에너지를 얻고 이를 통해 젖산을 생성하는 균으로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미생물이다. 유산균은 발효유제품과 김치 등 발효식품, 의약품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전해 왔는데 이제 비로소 마이크로바이옴시대가 열린 것이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이란 ‘인체와 환경의 상호작용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피부에 존재하는 미생물과 그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하며 엄밀히 말하면 유산균을 포함한 상위개념이다. 피부에 자생하는 미생물은 습한 피부의 경우 단위면적당 10⁷개와 1000여 가지 종류가 있다. 피부는 미생물의 작용이 일어나는 인체의 가장 큰 면적의 상피조직으로 면역체계와 염증반응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미 세계적인 화장품기업인 로레알은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논문을 50개 이상 출간하면서 선도적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P&G 역시 2019년 소아피부건강과 미생물정량분석으로 MISH(Microbial index of Skin Health)을 개발해 향후 습진과 아토피피부에 대한 치료제도 기대된다. 

또 국내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스위스회사와 피부미생물 공동연구프로젝트를 협약했으며 코스맥스 역시 자체 R&D를 통해 항노화 관련 미생물을 찾아 항노화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을 개발했다. 신생기업인 세바바이오텍 역시 최근 들어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 개발에 나서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20년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발표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 분야는 고령화와 웰빙 소비트렌드와 맞물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예측됐으며 2023년 시장규모 4.7억 달러로 연평균 19.6%의 초고속성장을 예상했다. 

최근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으로 마스크 안의 습도와 온도가 올라가고 피부접촉으로 인해 피부트러블이 늘면서 피부장벽을 튼튼하게 회복시키려는 소비자의 욕구도 증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미백이나 주름에 치우쳤던 기능성화장품에서 피부건강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소비트랜드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이미 선행논문에서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에 피부장벽 강화 및 항주름효과가 있고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 HK-9’는 노화 및 항산화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유산균배양액이 상처회복은 물론 피부감염을 방지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화장품에 적용돼 지금까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피부문제는 한 가지 원인 때문이 아니라 종합적인 불균형상태로 봐야 한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피부미생물의 불균형 때문이라는 인식에서 시작해 결국 미생물 간의 적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한 균형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피부에 유익한 균을 증대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하며 미생물총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이 필수라는 것은 ‘네이처리뷰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Review Microbiology)’에서도 발표된 바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마이크로바이옴화장품 연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기단계이지만 머지않아 상용화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피부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기업들의 건투를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