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탈모 지피지기, 가을철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 
[특별기고] 탈모 지피지기, 가을철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 
  • 박병철 단국대병원 피부과 교수ㅣ정리·한정선 기자 (fk0824@k-health.com)
  • 승인 2021.09.1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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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력레이저기기 이용 시 탈모치료와 숙면 동시에 가능
박병철 단국대병원 피부과 교수

모발은 신체에서 세포분열이 가장 활발한 부위 중 하나다. 모발은 성장-퇴행-휴지-발생기를 거치면서 자라고 빠짐을 반복한다. 털갈이할 때 순간적으로 털이 많이 빠지는 동물과 달리 사람은 모발마다 성장주기가 있어 항상 비슷한 수의 모발을 유지한다. 하지만 이 주기가 변화돼 생장기가 짧아지거나 휴지기로 전환돼 모발이 많이 빠지는 현상을 일반적으로 탈모라고 한다. 

탈모인구 1000만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제 탈모는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이 됐다. 탈모 중 가장 많은 안드로겐성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 영향이 가장 크다. 단 휴지기 탈모의 경우 식습관이나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에 의한 영향도 크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알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라는 말이 있다. 적과 나를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인데 탈모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모발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두피 속에 있는 모낭은 ‘모발씨앗을 감싸는 주머니’라는 의미로 씨앗을 발아시키듯 모발을 만들고 모낭 안에 있는 모유두세포가 영양분을 받아 분열을 반복하면서 머리카락이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모유두세포 분열로 모발이 생성되는 시기를 성장기라고 하고 성장이 멈춘 시기를 퇴행기, 세포분열이 멈추고 모근이 위로 밀리면서 빠지는 시기를 휴지기라고 한다.

모발성장주기에서 너무 많은 모발이 성장기에서 휴지기로 전환돼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는 것을 휴지기 탈모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시적 현상으로 통상 6~12개월 이내에 이전의 모발상태로 회복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탈모환자는 ‘안드로겐성탈모(남성형탈모와 여성형탈모)’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가 필수다. 안드로겐성탈모의 원인으로는 디하이드로 테스토스테론(DHT)호르몬을 들 수 있다. DHT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에 있는 5알파환원효소(5-α-reductase)에 의해 생성되는데 이 호르몬이 모낭성장을 억제한다. 

이로 인해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탈모가 진행된다. 유독 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일조량이 줄면서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많아지는 탓에 DHT호르몬이 평소보다 많이 생성돼서다. 또 모발이 여름철 많은 일조량에 지나치게 노출돼 일시적으로 휴지기 탈모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을이 탈모의 계절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안드로겐성탈모를 막기 위해서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인 피나스테리드 또는 두타스테리드성분의 약을 복용하는 치료법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많은 사람이 들어본 ‘프로페시아’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 국소도포제인 미녹시딜도 사용되며 최근 저출력레이저를 활용한 탈모치료법도 주목받고 있다. 

이 치료법은 안전한 저출력레이저를 두피에 조사함으로써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액 공급을 촉진, 모낭에 더 많은 영양이 공급될 수 있게 돕는다. 이를 통해 세포분열을 활성화시켜 모발의 성장기를 연장시키고 건강한 머리카락이 자랄 수 있게 하는 원리다. 

저출력레이저치료는 탈모의 국소치료법으로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에 따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 치료법은 탈모에서 안전성이 인정되는 보조적 치료법으로 미국 및 국내 식약처에서 승인받는 등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제품형태는 빗이나 헬멧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수면 중에도 사용할 수 있는 저출력탈모관리기기가 출시되고 있는데 이는 모발을 만드는 모유두세포의 분열이 가장 왕성한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를 공략한다. 숙면을 취하면서 동시에 저출력레이저을 조사해 모낭성장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 모발관리기기 개발의 중심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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