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수술실, ‘쉬는 시간’ 있는 이유
긴박한 수술실, ‘쉬는 시간’ 있는 이유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9.1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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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 ‘타임아웃’ 출간

· 의사들도 일반 직장인과 다를 바 없는 삶 살아
· 수술현장 타임아웃…좋은 예후 이끄는 원동력
· “앞만 보고 달리는 현대인들, 잠시 멈춤 필요해”  

오흥권 지음/아토포스/1만3500원/248쪽

의사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일반 회사원들처럼 번아웃을 겪고 힐링을 외친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가 펴낸 메디컬 에세이 ‘타임아웃’에서는 이러한 현실 속 진짜 의사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타임아웃은 20년차 외과 의사인 오흥권 교수가 인턴시절에서부터 외과 교수가 된 지금까지 틈틈이 쓴 글을 한데 모은 책. 의과대학 졸업 후 소위 써전으로 성장해가는 모습, 20년차 외과의사이자 제자들을 가르치는 스승이자 선배 의사로서의 고민 등 환자 개별 사연보다는 의사로서의 진짜 삶이 담겨 있다.

외과 의사가 차갑고 딱딱할 것이란 편견도 깨준다. 다른 과보다 고된 건 맞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한 감각으로 풀어낸 것. 하지만 그 안에는 현대의학과 의사로서의 한계에 부딪혀 가슴이 먹먹할 수밖에 없었던 순간들도 담겨 있어 뭉클함도 자아낸다.

특히 책의 제목 ‘타임아웃’은 늘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가는 현대인들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타임아웃은 경기 도중 잠시 쉬는 시간의 의미로 쓰이는 스포츠용어지만 사실 수술실에서도 공식적인 용어로 통용되는 단어라고. 본격적인 수술에 들어가기 전 의료진 모두가 분주한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환자 이름부터 예정된 수술부위, 수술명 등 전반적인 과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수술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소통의 시간인 것이다.

저자 오흥권 교수는 “아무리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이더라도 이러한 기본적인 정보를 차분하게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수술 관련 합병증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며 “‘바쁘고 바쁜 현대인들도 이 책을 통해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갖고 인간의 생명과 삶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우리가 몰랐던 의료현장에서의 ’쉼‘의 시간. 환자에게도 의사에게도 결국은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처럼 우리도 바쁜 일상 속 숨 고르기가 필요할 때다.

※ 오흥권 교수는?

오흥권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저자인 오흥권 교수는 2018년 한미수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등단 작가로 2020년에는 《의과대학 인문학 수업》이라는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먼저’라는 지론으로 환자를 마주하고 학생들을 가르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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