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베체트병’…마이크로바이옴으로 희망 찾는다
희귀질환 ‘베체트병’…마이크로바이옴으로 희망 찾는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09.1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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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병원 이은소 교수팀, 베체트병-마이크로바이옴 연관성 국내 첫 규명
아주대병원 피부과 이은소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이 베체트병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최근 다양한 질병과 마이크로바이옴(장내미생물) 간의 연관성이 속속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바이옴이 희귀난치성질환인 베체트병 발생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은 피부과 이은소 교수와 김진철 전공의 연구팀이 마이크로바이옴이 베체트병 진단‧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체트병은 혀, 볼, 잇몸 등 구강과 외음부에 궤양과 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전신성 염증질환으로 호전과 재발이 반복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 그간 바이러스, 세균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돼왔다. 최근에는 유전적인자, 면역학적이상에 따른 전신 염증질환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한 발짝 더 나아가 베체트병환자군(9명), 재발성 아프타성궤양 환자군(7명) 또 각 환자군과 적어도 하루 한 끼 이상의 식사를 함께 하는 정상 대조군(16명) 등 총 3개군으로 나눠 대변 및 타액을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분석(16S rRNA gene sequencing)으로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후 베체트병 환자 9명이 비활성기(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기간)가 됐을 때 대변 및 타액 샘플을 한 번 더 채취해 마이크로바이옴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질병활성기 때 베체트병환자의 장내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Bacteroides uniformis)’가 비활성기 때와 정상 대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해 있었으며 반대로 질병의 활성도(임상 증상 및 혈액 염증 수치)가 감소되면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는 장내 상재균으로 과거 연구에서 크론병이나 유전적으로 다양한 장기의 암을 유발하는 린치증후군 등과 연관이 있는 미생물로 알려져있다.

연구팀은 “베체트병도 전신 염증질환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면역과 관련이 깊은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구성변화가 베체트병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둘 간의 연관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장내에 증가한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가 베체트병환자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는 단사슬지방산을 생성하는 마이크로바이옴 감소에 영향을 주면서 전신 염증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이은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장내 특정 마이크로바이옴이 베체트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조절을 통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추가적인 동물 혹은 면역학적인 실험연구를 통한 최종 검증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가운데 베체트병의 치료제 개발 등에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2021년 7월 SCIE급 국제저널 Microorganisms(미생물)에 ‘Alteration of the Fecal but Not Salivary Microbiome in Patients with Behçet’s Disease According to Disease Activity Shift(베체트병 환자에서 질병 활성도에 따른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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