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메르디안 라이낙’으로 심실빈맥 치료 성공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메르디안 라이낙’으로 심실빈맥 치료 성공
  •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승인 2021.09.2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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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곽유강 교수,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이 심실빈백 치료에 최신 방사선 암 치료기 ‘메르디안 라이낙(MRIdian LINAC)’을 활용해 눈길을 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심실빈맥 치료에 메르디안 라이낙을 활용할 수 있는 치료지침과 관련한 연구가 많지 않았다. 이번 임상이 심실빈맥 치료에도 메르디안 라이낙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성모병원은 28일 방사선종양학과 곽유강 교수와 심장혈관내과 변재호 교수가 메르디안 라이낙을 활용해 심실빈맥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메르디안 라이낙은 MRI(자기공명영상)로 종양을 정확히 조준해 방사선을 쬘 수 있어 정상조직을 거의 손상시키지 않고 암을 치료한다. 이에 ‘꿈의 방사선 암 치료기’라고도 불린다. 인천성모병원은 2018년 11월 아시아 최초로 메르디안 라이낙을 도입했다.

또 메르디안 라이낙은 방사선치료 중에도 MRI를 실시간으로 촬영해 종양 위치와 변화를 확인하고 인공지능(AI)소프트웨어가 방사선량을 자동으로 계산해 안정성과 치료 효과를 보장한다.

심실빈맥은 전기활동 이상이 발생해 심장이 빨리 뛰는 병적인 상태를 말한다. 심장박동은 정상적으로 분당 60~100회 사이인데 심실빈맥은 심박수가 120회 이상 뛰어 혈액을 전신으로 원활하게 보내지 못한다.

A씨는 뇌졸중으로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에 입원해 신경외과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심실빈맥이 발생하면서 혈압저하와 쇼크로 심장혈관내과에 협진 의뢰됐다. 이후 심실빈맥 치료를 위해 항부정맥, 삽입형제세동기, 전극도자절제술까지 시행됐지만 재발하며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였다.

이에 변재호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최근 일부 병원에서 시행되는 방사선치료를 고려하고 곽유강 방사선종양학과 교수에게 가능 여부를 타진했다. 변재호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을 담당하는 김성환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의 조언으로 심실빈맥 치료에 방사선치료를 적용했다”며 “환자의 상태부터 병변의 위치, 크기 등의 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진행 일정을 상의하며 치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의뢰를 받은 곽유강 교수는 메르디안 라이낙이 실시간으로 MRI를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심장은 분당 60회 이상의 움직임이 있는 장기인 만큼 실시간으로 병변을 확인하는 쪽이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메르디안 라이낙 치료를 결정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A씨가 삽입형 제세동기를 몸속에 삽입한 상태였던 것. 자칫 메르디안 라이낙의 자기장이 제세동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제세동기 작동을 멈추고 치료를 진행해야 했다. 다행히 심장혈관내과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함께 진행하며 무사히 치료를 마쳤다.

치료는 심실빈맥을 일으키는 심장근육 손상 부위에 고용량의 방사선을 1회 조사하는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메르디안 라이낙을 이용해 치료 부위를 실시간 확인하며 진행했다.

곽유강 교수는 “방사선치료의 일반적인 적응증은 악성종양으로 알려져 있지만 점차 양성질환에도 그 적용 범위를 넓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치료의 의미가 크다”며 “치료 사례가 쌓이다 보면 방사선치료가 불응성 심실빈맥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심실빈맥의 방사선치료는 약 4~5년 전부터 미국에서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현재 국책과제로 연구가 진행되며 최근 서울성모병원에서 일부 임상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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