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방식 바꿔도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여전…전자담배 의존 말아야
흡연방식 바꿔도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여전…전자담배 의존 말아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0.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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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이기헌 교수팀, 흡연방식-심뇌혈관질환 위험 분석
일반담배→전자담배, 완전 금연자보다 심뇌혈관질환 위험 31%↑
일반담배 끊다가 전자담배 다시 시작한 경우 무려 70%나 높아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흔히 흡연자들은 금연을 결심하고서도 당장 담배를 끊기보다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꾼 뒤 서서히 담배와 멀어져 보려 한다. 하지만 완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고 흡연방식만 바꾸면 오히려 완전히 금연하는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와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연구팀(1저자 : 최슬기 연구원)은 성인 남성에서 담배와 전자담배 이용행태 변화에 따른 심뇌혈관질환 발생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5년, 2018년 총 2회에 걸쳐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남성 515만9538명을 흡연습관변화에 따라 7개의 그룹으로 분류, 이들의 심뇌혈관질환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2014~2015년 첫 번째 조사에서는 대상자들을 ▲일반담배 흡연 경험이 없는 그룹 ▲금연한 그룹 ▲흡연자 그룹으로 나눴고 2018년 조사에서는 전자담배 사용 여부를 추가적으로 파악했다.

연구결과 우선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용행태가 바뀔 경우 일반담배만 지속적으로 이용해 온 사람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23% 낮았다. 이에 대해 최슬기 연구원은 “하지만 실제로 흡연자가 일반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고 전자담배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한 케이스는 매우 드물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도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은 여전했다. 박상민 교수는 “5년 미만의 기간 동안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했지만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은 완전한 금연상태를 유지한 사람보다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31%나 증가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미 일반담배를 5년 이상 금연했던 그룹에서도 다시 전자담배를 사용한 경우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이 무려 70%나 높았다. 

연구팀은 “이는 일반담배 금연을 유지하는 데 성공한 사람이 새롭게 전자담배 사용을 시작하면 심뇌혈관질환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기헌 교수는 “흡연자는 전자담배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일반담배를 완전히 끊을 때 가장 효과적으로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며 이미 담배를 끊은 사람은 전자담배 사용을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단일시점에서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의 유해성분 노출 차이를 비교했으며 혈압 등 제한적인 심뇌혈관질환 지표만을 포함해 진행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이 한계를 극복, 흡연방식에 변화가 있을 때 심뇌혈관질환 발생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밝혀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대표 국제학술지 Circulation (2020 IF 29.69) 최신 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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