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여성, 건강한 인생 2막 위해 ‘자궁내막증’ 놓치지 마세요
2040 여성, 건강한 인생 2막 위해 ‘자궁내막증’ 놓치지 마세요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0.18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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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대 자궁내막증환자, 10년 새 2배 증가
월경 관련 없는 골반통 등 경각심 가져야
방치하면 난임위험↑…조기진단·치료 필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최근 10년 사이 20~40대 자궁내막증환자가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매년 10월 18일은 국제폐경학회(IMS)가 정한 ‘세계 폐경의 날’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의 기대수명은 86.3세, 평균 폐경연령은 49.9세인 것을 감안하면 여성은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폐경 상태로 보내는 셈이다.

무엇보다 최대한 건강하게 인생 2막을 맞이하려면 폐경 전, 즉 가임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부인과질환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폐경기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증상에, 해당 질환으로 인한 통증이 더해져 삶의 질이 더욱 떨어진다.

가임기 여성에게 발생하는 부인과질환은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 ‘자궁내막증’에 주목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15만명의 여성이 자궁내막증으로 치료받았다. 이는 10년 새 126% 증가한 수치로 특히 20~40대 가임기 여성에서 약 2배(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통, 골반통 등 다양한 통증 유발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자궁 이외의 위치(난소, 난관, 자궁 경부, 자궁 외부 등)에 존재하는 질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생리혈의 역류, 면역기능저하, 유전적요인, 난포호르몬의 과다분비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발생부위나 크기에 따라 다양한 통증을 일으킨다. 그중 심한 월경통과 골반통이 대표적이다. 많은 여성이 으레 월경에 뒤따르는 통증이려니 생각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월경통과 골반통은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없던 월경통이 새로 생기거나 예전보다 월경통이 심해졌다면 자궁내막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골반통은 월경하지 않을 때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만성 골반통을 경험하는 국내 여성의 절반 이상(약 40~82%)이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발생위치에 따라 성교통과 요통도 나타날 수 있으며 직장까지 침범하면 설사와 변비 등도 발생한다.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위험이 높은 자궁내막증은 발생위치에 따라 다양한 통증은 물론, 방치 시 난임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치료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울증에 난임까지…조기 진단·치료 중요

자궁내막증의 이러한 다양한 통증은 여성들의 마음도 힘들게 한다. 실제로 자궁내막증 여성의 75.4%가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난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자궁내막증은 다양한 기전으로 임신능력을 떨어뜨리는데 난소에 생기면 그 자체로 난소 예비력(난소에 남아있는 난자의 수 및 질)이 감소될 수 있다. 보고에 따르면 난임여성 중 약 20~50%는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 

고려대안산병원 산부인과 이경욱 교수(대한자궁내막증학회 사무총장)는 “자궁내막증을 방치하면 골반 내 만성염증으로 인해 장기들이 서로 유착돼 골반의 정상구조가 변형될 수 있고 난관기능이상, 자궁내막의 호르몬변화 등으로 인해 난임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발 잦아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 필수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되면 월경통과 만성 골반통의 여부, 통증 정도, 임신계획 등 여러 요소를 면밀하게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병변을 직접 제거하는 수술로 나뉜다. 약물치료로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경구피임약과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 자궁내호르몬 장치 등이 적용된다.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약물치료가 불가능한 경우 수술로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된 조직, 기관들을 제거한다.

치료 후에도 안심은 금물이다. 자궁내막증은 약물치료와 수술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만성적인 질환으로 꾸준한 관찰과 증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제로 자궁내막증 여성 중 약 절반은 치료 후 5년 이내 재발을 경험했으며 수술 후에도 약물치료를 지속하지 않으면 재발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욱 교수는 “▲예전에 없던 월경통에 새로 생기거나 월경통이 심해져 생활에 지장을 줄 때 월경과 상관없이 골반통이 지속되는 경우 자궁내막증 등 부인과질환 발생여부를 꼭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특히 자궁내막증은 가임기 여성에서 발생률이 높고 난임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치료해야 하며 정기 관찰과 증상 관리를 통해 재발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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