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의 날] ‘간경변증’,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 아닙니다
[간(肝)의 날] ‘간경변증’,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 아닙니다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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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경변증환자 증가세…5년 새 13.8%↑
초기 증상 없어도 원인은 비교적 명확
원인 조절하고 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간경변증은 만성간질환과 술, 지방간 등 과거부터 지속돼온 여러 원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원인을 적극 조절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간경변증 발생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10월 20일은 간(肝)의 날이다. 간질환은 워낙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전문가들은 늘 조기발견과 예방의 기회는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간경변증은 하루아침에 오는 병이 아니다. 대부분 만성간질환에서 진행해 이때 바짝 관리하면 얼마든지 간경막을 수 있는 것이다. 아직 간경변증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이미 국내 간경변증환자는 최근 5년간 13.8%나 증가(2016년 10만3350명→2020년 11만7686명),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속적인 간손상, 간경변증 불러

간은 재생능력이 좋은 장기다. 하지만 아무리 회복능력이 뛰어나도 지속해서 손상되면 버티지 못하고 간기능도 점차 떨어진다.

특히 간세포에 염증이 반복되면 정상세포가 파괴되고 상처 회복과정에서 흉터조직처럼 대체된다. 이를 간 섬유화라고 하며 이 상태가 심해지면 간이 딱딱해지면서 쪼그라든다. 이것이 바로 간경변증이다. 상처 난 자리에 계속 상처가 나면 해당 부위가 쭈글쭈글해지는 것을 떠올리면 한결 이해하기 쉽다.

■초기 증상 없어 더욱 주의해야 

간경변증 역시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설령 증상이 있어도 식욕부진, 피로, 소화불량, 우상복부 불쾌감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이어서 단번에 의심하긴 어렵다.

보다 뚜렷한 증상은 합병증이 발생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타난다. 간경변증은 합병증 유무에 따라 대상성 간경변증과 비대상성 간경변증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하일 교수는 “다만 만성간염환자에서 대상성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때 뚜렷한 증상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리가 꼭 필요하다”며 “비대상성 간경변증까지 진행한 경우 황달이나 복수, 혈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며 이 경우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성간염, 술, 지방간 등 원인 명확

간경변증은 증상이 없어 더욱 위험하지만 대부분 원인이 명확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바이러스간염, 술, 지방간 등이 대표적이다. 

만성 B형·C형간염=바이러스성간염 중 급성 A형간염은 만성화되지 않고 간경변증으로 진행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B형·C형간염은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면 만성화돼 간경변증은 물론, 간암의 씨앗이 된다. 특히 40세 이후부터 발생위험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젊을 때부터 정기검사를 통해 B형·C형간염 감염여부를 알고 있는 것이 좋다.

술=음주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같은 양이더라도 한번에 많이 마시는 것이 더 위험하다. 직업 특성상 음주가 불가피하다면 스스로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사람마다 음주량과 횟수, 알코올 대사능력, 성별 등 개인차가 크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소주 8잔, 여성은 4잔 이하가 안전하다고 알려졌다. 단 이미 간경변증이 발생한 상태라면 금주만이 답이다.

지방간=지방간은 간경변증의 중요한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로 크게 음주에 의해 발생하는 ‘알코올성지방간’과 비만 등에 의해 발생하는 ‘비알코올성지방간’으로 나뉜다.

특히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비만환자가 지방간을 동반할 경우 만성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는 별다른 증상 없이 간경변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치료를 통해 원인질환을 관리하고 식이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

■정기적인 간검사 통해 꾸준히 관찰

간경변증은 정기검진을 통해서도 충분히 조기발견·예방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신동현 교수는 “대표적으로 간과 연관된 혈액검사에는 간기능검사(AST/ALT)가 있는데 이는 간 내부에 있는 효소로 간이 손상되면 농도가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며 “따라서 해당 수치가 높게 나오면 간손상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간질환이 있어도 수치가 정상으로 나오거나 질환이 없는데도 나이나 체중에 따라 수치가 올라갈 수 있어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특히 간경변증 고위험군은 정기관찰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만성간염 가능성이 높은 경우 ▲간기능검사에서 이상을 보일 원인이 없는데 간수치가 6개월 이상 지속해서 높거나 ▲관련 검사에서 진행된 간섬유화 의심소견이 보이는 경우 등은 정기적으로 간검사를 받아야 한다.

간경변증은 복부초음파, CT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 간경변은 이들 검사만으론 진단이 어려울 수 있어 탄성초음파 검사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또 원인이 모호한 경우 다른 간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조직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이미 간경변증이 발생했다면 적절한 치료와 생활관리를 통해 간암 예방에 바짝 신경써야 한다. 보고된 바에 따르면 매년 간경변증환자 중 약 5~7%에서 간암으로 발전한다.

다행히 국가암검진제도를 통해 ▲만 40세 이상의 간경변증환자 ▲B형 바이러스항원 양성자 ▲C형 바이러스 항체 양성자 ▲B·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자는 6개월 주기로 간초음파검사 및 혈청 알파태아단백검사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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