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스매싱 한방에 관절은 운다…‘배트민턴’ 안전백서
잘못된 스매싱 한방에 관절은 운다…‘배트민턴’ 안전백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1.09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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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부터 팔꿈치, 어깨까지 관절손상 위험 커
사전 스트레칭 충분히, 올바른 동작 숙지해야
배드민턴은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운동이지만 손목, 팔꿈치, 어깨 등 관절 곳곳의 힘이 많이 필요하다. 게다가 속도가 붙으면 넘어질 위험도 크다. 올바른 동작을 숙지하고 사전 스트레칭 후 운동에 임해야 관절손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알록달록 단풍이 절정인 요즘. 짧은 이 순간을 놓칠세라 주말 부지런히 야외활동에 나서는 사람들이 많다.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을 택하는 경우도 많은데 그중 단연 인기는 배드민턴이다. 실제로 한 대형유통몰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구기종목 용품 매출 가운데 배트민턴 관련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78.1%나 증가했다.

배드민턴은 신장이나 체급에 의한 제약이 적어 누구나 쉽게 도전해볼 수 있는 국민운동이다. 하지만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말도 있듯 배드민턴의 운동 폭과 깊이는 생각보다 넓고 깊은 편이다. 쉽게 생각했다간 관절 손상위험을 피할 수 없는 것. 특히 배드민턴은 손목·어깨·팔꿈치 부상에 취약하다.

■손목 꺾어 치는 습관, ‘손목터널증후군’ 불러 

“스매싱~”. 배드민턴 중계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용어를 들어봤을 터. 바로 높은 위치에서 일직선 방향으로 강력하고 빠르게 내려치는 배드민턴의 간판 공격기술이다.

프로선수뿐 아니라 배드민턴에 꽤 일가견이 있는 일반 사람도 이 기술로 상대를 제압하곤 한다. 이때 많은 사람이 손목을 꺾어 셔틀콕을 내리치는데 이 동작이 반복되면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손목터널 내 압력을 증가시킨다. 손목터널 내 압력이 증가하면 이 안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눌리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유독 엄지와 검지, 중지가 저리고 무감각한 느낌이 들거나 ▲물건을 세게 잡지 못해 떨어뜨리고 ▲갑자기 손목에 힘이 빠져 병뚜껑을 따거나 문고리를 돌리는 등 일상적인 동작이 힘들어진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부산부민병원 김인보 진료부원장(상지전문의)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단받으면 정중신경 압박을 줄이기 위해 부목, 손목보호대, 주사치료 등과 휴식을 병행해야 한다”며 “경과를 지켜본 뒤 상태가 나아지면 운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시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려면 손목을 지나치게 꺾는 동작을 피해야 하며 손목이 팔꿈치보다 앞으로 나가지 않고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해야 한다.

■과한 스윙, ‘어깨힘줄(회전근)’ 영향…심하면 파열까지

어깨관절 손상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초보자일수록 어깨를 지나치게 젖히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어깨관절을 움직이는 회전근(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에 염증을 유발한다. 심하면 회전근이 파열되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의 대표증상은 어깨통증이다. 중년층은 오십견과 혼동할 수 있지만 만일 오십견이라면 어느 방향으로든 팔을 들어 올리기 힘들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이상이 생긴 힘줄 방향에 대해서만 제한이 있어 어느 정도까진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또 회전근개파열은 팔을 들어 올릴 때마다 어깨에서 삐걱 소리가 나거나 결리는 느낌을 동반할 수 있다.

배드민턴 시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려면 어깨를 너무 젖히지 말고 팔꿈치와 어깨의 힘을 고르게 사용해 셔틀콕을 쳐야 한다.사전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충분히 확보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앞서 나간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통증↑

라켓을 이용한 스포츠에서 팔꿈치 부상은 빈번하다. 배드민턴 역시 마찬가지. 특히 공을 치는 순간 팔꿈치가 너무 일찍 펴지거나 이미 펴진 상태로 치면 팔꿈치 인대에 충격이 고스란히 가해진다.

팔꿈치가 손상되면 팔이 경직되거나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고 물건을 잡을 때도 통증이 발생한다. 밤잠을 방해할 만큼 통증이 심할 때도 있어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인보 진료부원장은 “셔틀콕을 칠 때 팔꿈치가 약간 구부러진 상태를 유지해야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며 “평소 팔꿈치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해 신전근육(팔꿈치를 펴게 해주는 근육)과 힘줄의 유연성을 길러두면 팔꿈치 손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팔꿈치 스트레칭은 우리가 평소 몸이 뻐근할 때도 자주 하는 동작이다. 팔을 앞으로 나란히 펴고 한쪽 손으로 반대편 손목을 위아래 방향으로 젖히는 동작을 약 10초간 유지한 뒤 3회 반복한다. 단 팔꿈치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범위에서만 진행해야 한다.

■넘어지면서 손목 충격…‘삼각섬유연골’ 손상

배드민턴은 셔틀콕의 빠른 속도를 따라가야 해서 넘어질 때도 많다. 이때 반사작용에 의해 손목으로 바닥을 세게 짚게 되는데 이때 새끼손가락 손목에 있는 삼각섬유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삼각섬유연골은 새끼손가락부터 손목관절에 이르는 삼각형 모양의 연골로 충격을 흡수하고 손목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김인보 진료부원장은 “만일 넘어진 후 새끼손가락 아래쪽, 특히 손목을 구부릴 때와 돌릴 때 통증이 심하다면 삼각섬유연골 손상을 의심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부목, 보조기, 깁스를 통해 손목을 보호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삼각섬유연골이 아예 파열됐다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각섬유연골 손상을 예방하려면 셔틀콕을 너무 높게 띄우거나 속도를 올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아쉽더라도 셔틀콕을 영 못 받아낼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무리해서 쫓아가기보다 셔틀콕이 떨어지게 놔두는 것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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