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노증후군...말초혈관 수축으로 인한 ‘질병’
똑같이 손발 차가워져도 확연한 차이점 있어
손발이 찬 증상 때문에 늘 한 세트로 언급되는 수족냉증과 레이노증후군.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수족냉증은 병이 아니라 손발이 차갑고 시린 증상이며 레이노증후군은 손발로 가는 말초혈관이 너무 수축돼 혈액순환이 안 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헷갈리는 수족냉증과 레이노증후군에 대해 낱낱이 알아봤다.
■겨울에 증상 심해지고 여성발생위험↑
일단 수족냉증과 레이노증후군은 모두 심장‧신장질환, 당뇨병, 갑상선질환,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다양한 전신질환과 연관돼 발생할 수 있다. 즉 수족냉증은 이들 질환의 증상이며 레이노증후군은 이들 질환 때문에 발생한 또 다른 병이다. 겨울에 증상이 심해지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3배 정도 많다.
분당차병원 성형외과 안희창 교수는 “여성의 예민함, 스트레스를 잘 받는 성향 등이 혈관수축에 영향을 미치며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갑상선질환 등 전신질환 역시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피부색 3단계 변화…통증↑
단 증상은 확실히 다르다. 모두 손발이 차고 시리지만 레이노증후군은 손발이 차다 못해 피부색이 3단계로 변하면서 통증도 훨씬 심하다.
고려대구로병원 류마티스내과 안가영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찬 추운 곳에 노출됐을 때 피부색이 하얗게 변하고 이후 파래졌다가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온다”며 “이 과정에서 가려움, 저림, 아린 통증이 발생하는데 수족냉증보다 한층 심하다”고 말했다.
■증상 심하면 수술 고려해야
레이노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할 수 있지만 다양한 전신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상태에 따라 수술까지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안희창 교수는 “혈관벽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피부색 변화에 그치지 않고 손끝이 헐고 썩을 수 있으며 일상생활을 못할 만큼 통증이 심하다”며 “이때 수부동맥주위 교감신경절제술로 혈관을 확장하거나 혈관이식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군 혈관검사로 대비
수족냉증과 레이노증후군은 생활 속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찬 환경에 노출되면 증상이 심해져 보온에 항상 신경 써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하루 30분)과 반신욕(하루 20분)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평소 스트레스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한다.
특히 전신질환이 원인이 돼 발생한 레이노증후군은 혈관이 빨리 막힐 수 있어 조기진단‧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전신경화증, 루프스, 당뇨병환자 등은 손발증상을 세심하게 살피고 정기적으로 혈관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안가영 교수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약을 먹는 중이거나 공사장기술자, 피아니스트 등 진동에 계속 노출되는 직업군도 발병위험이 높다”며 “손발 색이 변하거나 상처가 잘 안 낫고 가려움, 저림, 아린 통증이 계속되면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