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입원환자 역시 점점 면역에 취약한 고령화추세로 가는데다 병원은 대형화되며 갈수록 항생제 내성이 강한 균들이 출몰하니 병원내감염은 실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의료진의 손 씻기를 비롯해 병원 내 시설청결과 소독기준 강화 등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고 있지만 이런 부분에 신경쓰다가도 병실상황을 보면 허탈하기 그지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병실은 대개 6인실인데 말이 6인실이지 사실은 12인실이다. 환자 수만큼 간병인력이 상주하기 때문이다. 6인실이라는 공간에 사실 12명이 상주하는 것인데 이 12명 모두 감염관리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일반인들인 바에야 병원내감염관리는 애초에 틀린 일이라는 말이다.
또 언제부터인지 병원에서 보호자 문병시간이 없어진지 오래다. 결국 입원병실은 면회객과 상주인들로 북적일 수밖에 없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친인척을 비롯해 종교단체 문병객들로 한 환자를 십여명이 둘러싸고 있는 경우도 있다. 병원내감염은 접촉과 기침, 재채기할 때의 비말감염 등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모든 것이 의료진들 외에는 전혀 통제되지 않는 상황이다.
선진국 병원을 다녀보면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특히 절간처럼 조용한 것이 너무도 신기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외국은 최소 4인실인데다가 아픈 환자들 밖에 없고 개인별로 침대 마다 TV가 있어 이어폰으로 모든 것을 보고 들으니 병동이 조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실의 경우 12명이 한 대의 TV를 보고 같이 자고 식사도 어디서 공수된 것인지도 모르는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는 환경에서 병원 내 감염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이야말로 아이러니다. 어지간하면 빨리 퇴원하는 것이 상책인데 어르신들은 밥해줄 사람이 없다고 입원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필자의 아버지는 오히려 말 상대가 많다고 좋아하시니 참 희한한 입원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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