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요인 여부 따라 관리방법 달라
잘 조절 되면 6개월~1년마다 검사
연말이면 부랴부랴 받게 되는 건강검진. 이때 예상치 못하게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20세 이상 성인의 이상지질혈증유병률은 38.4%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은 한마디로 핏속에 기름기가 많다는 의미다.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저밀도콜레스테롤(이하 LDL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고밀도콜레스테롤(이하 HDL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한다. 건강검진시즌을 맞아 이상지질혈증 관련 궁금증을 풀어봤다.
■한 번 진단받으면 평생 약 먹어야 할까
일단 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받으면 정식으로 진료 받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혈관에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이 계속 쌓여 동맥경화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단 모든 환자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상지질혈증은 연령, 가족력, 기저질환(당뇨‧고혈압 등), 흡연여부 등 위험인자 보유여부에 따라 생활습관교정(체중조절, 식이‧운동요법)만 할지 약물치료를 병행할지 결정한다.
신촌세브란스병원 헬스체크업 건강의학과 정혜원 교수는 “위험인자가 있거나 생활습관교정을 12주 이상 해도 수치가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시행한다”며 “단 약물복용 후 수치가 낮아져도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원상복귀될 수 있어 약물치료 중단여부는 의료진과 상의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지질혈증에 취약한 사람 따로 있을까
나이, 가족력, 비만, 과음, 포화지방산 위주 식습관 등 이상지질혈증의 위험요인은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또 부모가 유전형 이상지질혈증(유전자변이로 인해 LDL콜레스테롤대사에 이상이 생겨 생활습관과 상관없이 LDL콜레스테롤수치가 올라가는 질환)이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위험요인이 없어도 건강검진 차원에서 꼭 한 번은 자신의 콜레스테롤수치를 확인해보라고 권고한다.
■음식 먹을 때 달걀노른자 빼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이상지질혈증 진단 후 달걀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무조건 흰자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걀노른자가 피해야 할 1순위 음식은 결코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이상지질혈증 관리 시에는 콜레스테롤보다 포화지방산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며 “달걀노른자, 새우, 오징어, 게 등은 콜레스테롤함량은 높아도 포화지방산은 높지 않아 걱정하지 않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트랜스지방산이 풍부한 튀김, 도넛 등과 사탕, 초콜릿 같은 단순당음식은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피해야 한다. 견과류, 등푸른생선, 콩 등은 HDL콜레스테롤 증가에 도움 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수치, 얼마나 자주 체크해야 할까
검사간격은 이상지질혈증 치료방법에 따라 다르다. 정혜원 교수는 “약물치료 없이 생활습관만 교정하고 있다면 대개 3개월 뒤에 검사를 권고한다”며 “약물을 복용하면 통상 6~8주 이내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약물치료 후 수치가 잘 조절되면 6개월~1년 간격으로 검사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상지질혈증 의심돼도 관리해야 할까
콜레스테롤수치는 나이 들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 경계선에 근접한 사람도 즉시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은 급격한 에스트로겐 감소로 폐경 이후 콜레스테롤수치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고 LDL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흡연자는 당장 금연해야 한다. 성지동 교수는 “흡연은 HDL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동맥경화와 심뇌혈관질환 발생위험을 크게 높인다”며 “이상지질혈증이 있든 없든 빨리 금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