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릿찌릿 사타구니 통증…알고 보니 ‘고관절’ 문제
찌릿찌릿 사타구니 통증…알고 보니 ‘고관절’ 문제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18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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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유 없이 통증 지속되면 고관절질환 의심해야
음주·흡연 잦으면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 발생위험↑
질환 초기엔 약물·물리치료, 운동으로 통증 완화 가능
고관절은 무릎, 허리만큼이나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사타구니와 엉덩이 쪽이 시큰거리고 찌릿하다면 빨리 정형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날이 추워지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활동량 감소로 관절이 잔뜩 경직되기 때문이다. 이때 허리와 무릎만 생각하기 쉽지만 고관절도 예외는 아니다. 고관절은 엉덩이와 넓적다리를 잇는 관절로 우리는 흔히 ‘골반이나 사타구니 쪽이 시큰거리고 쑤신다’고 표현한다. 특히 샅(사타구니, 두 다리 사이) 부위나 엉덩이, 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넘게 오래 간다면 고관절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고관절은 척추와 함께 체중을 지탱하는 우리 몸의 기둥으로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한다. 걷기만 해도 4배, 조깅은 5배, 계단 오르내리기는 8배의 하중이 가해진다.

따라서 고관절에는 언제든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골관절염, 대퇴골두 무혈관성괴사, 대퇴비구충돌증후군, 점액낭염 등이 대표적이다. 고관절질환은 보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결국 누워있는 시간이 늘게 돼 여러 합병증마저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물리치료, 운동 등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골관절염, 아침에 일어났을 때 뻑뻑한 느낌

고관절 골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일차성 골관절염과 선천성 이상 또는 외상, 감염 등의 이유로 발생하는 이차성 골관절염으로 나뉜다. 하지만 고관절은 퇴행성관절염 빈도가 무릎이나 허리보단 상당히 낮아 일차성보다는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도 이차성 골관절염환자가 대부분이다. 

고관절 골관절염이 발생하면 아침에 일어났을 때 사타구니, 엉덩이 등에 뻑뻑한 느낌이 든다. 활동을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며 휴식을 취하면 잦아드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병이 악화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이미 손상된 관절은 되돌릴 수 없지만 초기에 진단된 경우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운동 등을 통해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이미 많이 진행됐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 사타구니에 찌릿한 통증 

넓적다리뼈 머리의 일부나 전체가 죽는 대퇴골두 무혈관성 괴사는 과음과 흡연이 잦은 사람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 질환은 대퇴골두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한다. 술의 아세트알데하이드성분은 각 관절로 통하는 미세혈관을 막아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담배 연기 속 니코틴과 카드뮴은 비타민D와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위험을 높인다.

실제로 외국에서 보고된 한 역학조사결과 1주일에 다섯병가량의 술(소주로 환산)을 10년간 마시면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퇴골두 무혈관성괴사 위험이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한금연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남성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골밀도가 4~15.3% 낮고 골절위험은 25% 높으며 특히 흡연자의 고관절 골절위험은 84%나 높았다.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점점 엉덩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찌릿한 통증이 발생하며 더 진행되면 양반다리로 앉기 힘들 만큼 통증이 심해진다. 이 정도면 이미 괴사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로 볼 수 있다. 더 심해지면 대퇴골두가 함몰돼 양쪽 다리 길이가 달라지거나 한쪽 허벅지가 유독 얇아질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부분 수술로 치료하며 괴사가 많이 진행된 경우 병든 대퇴골두를 제거한 후 인공 고관절로 대체하기도 한다.

■대퇴비구충돌증후군, 자세 바꿀 때 통증 지나가

대퇴비구충돌증후군은 넓적다리뼈나 골반뼈(비구) 모양에 변화가 생겨 골반뼈 주변을 둘러싼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관절 연골이 손상되는 병이다. 이 역시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앉았다 일어나는 등 어떤 특정 동작을 할 때 샅 부위에 강한 통증이 그것도 짧게 발생한다.

특히 이 병은 어릴 때부터 축구, 야구, 발레 등 고관절을 많이 구부리는 운동을 한 사람에서 발생위험이 높다. 초기에 진단되면 고관절을 구부리는 활동을 최소화하면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이미 비구순이 파열된 경우 관절내시경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고관절 점액낭염,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찌릿

고관절 점액낭염은 고관절 주변에 있는 약 18개의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점액낭은 근육과 근육, 뼈와 근육 사이에서 해당 관절이 잘 움직이도록 돕는 액체 주머니다. 점액낭이 있는 부위 어디든 발생할 수 있으며 무릎이나 어깨 등에도 흔히 발생한다. 특히 고관절 점액낭염은 달리기를 자주 하거나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서 많이 나타난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전상현 교수는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대부분 사타구니에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유 없이 이 부위에 통증이 지속되면 반드시 고관절 전문의를 찾아 정확히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영, 실내 자전거타기 등 고관절질환 예방 도움

평소 꾸준한 운동은 체내 칼슘 흡수능력을 높이고 골밀도를 유지시켜 고관절질환 예방에 좋다. 특히 고관절에는 수영이나 아쿠아로빅 같은 수중운동이 권장된다. 물속에서는 체중에 의한 하중이 감소해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운동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상현 교수는 “실내 자전거타기도 도움이 되는데 이때 자전거의 안장을 조금 높여 고관절이 많이 구부러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속도를 너무 올리면 뛸 때처럼 체중의 5배 이상의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에 큰 가속 없이 부드럽게 페달을 밟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운동들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면 걷기운동도 좋다. 걸을 때 역시 속도를 내기보다 부드럽게 30분~1시간 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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