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두상 비대칭, 섣부른 교정치료는 되레 ‘독’
아기 두상 비대칭, 섣부른 교정치료는 되레 ‘독’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21.12.2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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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동반질환 따라 치료법 달라
전문가 진료 후 치료계획 세워야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뒤통수가 납작 눌리는 두상 비대칭을 보이는 아기들이 있다. 엄마들은 급한 마음에 이것저것 해결방법을 찾아보보게 되는데 최근 병원 진료 없이 교정모업체를 통해 치료를 시작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상 비대칭이 단순히 교정모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두상 비대칭은 원인·동반질환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 섣부른 교정치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 

두상 비대칭은 머리의 좌우가 비대칭한 사두증과 뒷통수가 납작하게 눌리는 단두증으로 나뉜다. 사두증은 일반적으로 좌우 길이 차이가 6~10mm인 경우 치료가 권장되고 그 이상이면 더 적극적인 치료가 권장된다. 단두증은 두상의 비율을 계산해 85~90%인 경우 치료가 권장되며 역시 그 이상이면 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재활의학과 정수진 교수는 “보통 사두증과 단두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해 일어나는 자세성 사두증과 단두증이지만 병적인 문제로 발생할 수도 있어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아기 두상 비대칭은 병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어 전문가의 진료를 먼저 받은 후 교정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대표적인 원인질환으로 꼽히는 선천성 근성사경은 척추와 고관절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병적인 원인으로는 두개골 조기유합증, 선천성 근성사경 등이 대표적이다.

두개골 조기유합증은 두개골을 이루는 뼈들이 너무 일찍 불완전하게 닫히면서 비정상적인 모양의 머리를 만드는 희귀질환으로 출생 2000명당 1명의 빈도로 나타난다. 머리가 일찍 봉합되면 두개골 내 압력이 높아져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유전관련상담이 필요해 병원에서 신체검진 및 단순 방사선촬영 등을 통해 두개골 조기유합증 여부를 확인 후 두상 교정치료 상담을 받아야 한다.

선천성 근성사경은 근육 이상으로 목이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지는 병이다. 주로 신생아에서 관찰되며 한쪽 목의 근육인 흉쇄유돌근이 두꺼워져 나타난다. 근육에 이상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가 기울어지며 반대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해도 근육 길이가 짧아 목이 잘 안 돌아갈 수 있다.

정수진 교수는 “무엇보다 사경은 심한 경우 척추측만증과 고관절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며 “선천성 근성사경의 약 85~90%는 흉쇄유돌근을 펴주는 물리치료로 완치되며 10~15%는 물리치료와 수술 또는 보톡스 주사치료로 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다운증후군, 자폐, 뇌성마비, 중도의 인지장애 등 신경발달성질환이 동반된 경우라면 소아재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며 아이 상태에 따라 두상 교정치료 대상이 되는지 판단한 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수진 교수는 “사두증, 단두증이 있어도 머리둘레가 연령에 비해 적절히 자라면 뇌의 발달이상이나 좌우 뇌 발달 차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두상 비대칭은 반드시 전문의로부터 원인질환과 동반질환이 있는지 먼저 진찰받은 후 치료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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